[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이빨 안 나오면 자칫 ‘턱뼈 골절’ 유발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이빨 안 나오면 자칫 ‘턱뼈 골절’ 유발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8.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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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환 수의치과전문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고양이 치아미맹출(이빨이 안 나오는 것)에 대해 다뤘다. 오늘은 강아지 치아미맹출에 관해 알아보자. 

치아미맹출은 치아가 잇몸을 뚫고 나오지 못해 안에 머물러 있는 현상이다. 치아의 힘이 부족하거나 물리적인 장벽 때문에 발생한다. 

문제는 강아지 역시 고양이와 마찬가지로 이빨이 나오지 않았을 때 다양한 문제를 겪는다는 점이다.

본격적인 치아미맹출치료에 앞서 강아지의 이빨이 정말 미맹출된 것인지 애초에 치아가 없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 오른쪽 아래턱 제2전구치가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다. [아래] 구강 X-ray 검사 후 치아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정상적인 성견의 치아는 42개다. 현실적으로 보호자는 반려견의 치아가 올바른 방향으로 정해진 개수대로 나오는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반려견의 입을 열었을 때 양쪽 치열의 대칭이 맞지 않거나 이빨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없다면 질환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양쪽 치열을 비교하기 어렵다면 수의사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동물의 구강상태는 동물병원에서 구강엑스레이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만일 해당 잇몸 안쪽에 치아가 생기지 않았다면 특별히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구강엑스레이검사를 통해 치아가 발견된다면 질병으로 접근해야한다.

[왼쪽 노란색 점선] 양측 치열 비교 시 왼쪽 하악 송곳니 뒤에 제1전구치가 없다. [오른쪽 빨간색 화살표] 구강엑스레이검사 결과 치아가 잇몸 안쪽에 숨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른쪽 노란색 화살표] 치조골의 소실로 인해 숨어 있는 치아 위로 낭이 형성됐다.

미맹출된 치아는 당연히 비정상이다. 미맹출된 치아의 치관 주변으로 치조골이 소실된 사례도 있었다. 치조골은 턱을 구성하고 있는 뼈인데 치조골이 심하게 소실되면 턱뼈의 기능이 약화돼 턱뼈골절까지 이어질 수 있다. 

치조골 소실로 인해 미맹출된 치아 주위에는 낭(빈 공간)이 형성된다. 하지만 반려견의 대다수가 통증을 호소하지 못한다. 따라서 낭 안쪽이 감염되거나 턱뼈가 골절되는 경우가 아니면 보호자가 알아채기 어려울 수 있다. 모든 경우에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치조골 소실을 막기 위해서는 치아미맹출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또 치아가 제자리까지 올라왔지만 잇몸을 뚫고 바깥으로 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위의 경우 유치가 탈락하지 못한 채 잇몸에 남아 있고 그 안쪽으로 어금니도 남아 있다. 이때 강아지는 정상적으로 씹을 수 없기 때문에 음식을 먹기 어려워할 것이다. 따라서 음식을 삼켜 먹거나 습식만 먹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이는 유치가 제대로 탈락하지 않고 안쪽 영구치가 나오지 않은 사례다. 구강엑스레이검사 결과 맹출되지 않은 제4전구치가 비정상적인 형태로 남아 있다. 유치와 영구치 사이에는 치은염이 존재한다.

치아가 적절한 시기에 나와 정상교합과 치열을 유지하는 것은 일반적이고 당연하다. 하지만 이 중 어느 것이라도 맞지 않는 상태로 방치한다면 앞서 본 경우처럼 ▲치조골 소실 ▲저작기능 약화 ▲치은염 ▲치주염뿐 아니라 ▲턱뼈골절 ▲부정교합에 의한 2차 감염 등으로 인해 구강건강이 전반적으로 나빠질 수 있다. 

반려견의 성장·발달시기에 맞춰 치아개수와 치열·교합이 정상인지 알아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록 손이 많이 가더라도 보호자가 강아지의 이빨을 닦아주면서 구강상태를 세심히 체크하면 치아건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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