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현대인 괴롭히는 대상포진…방치하면 안면마비 후유증 나타날 수도
[특별기고] 현대인 괴롭히는 대상포진…방치하면 안면마비 후유증 나타날 수도
  • 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
  • 승인 2018.08.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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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하 광동한방병원 대표원장(한의학 박사)

올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리며 대상포진 환자가 진료실 문을 두드리는 빈도가 높아졌다. 특히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지던 대상포진을 앓는 환자들이 부쩍 젊어져 새삼 놀라고 있다.

대상포진은 수두바이러스가 소아기에 수두를 일으킨 후,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 저하로 바이러스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상포진은 감각신경을 따라 증식·이동하면서 나타나는데, 오른쪽·왼쪽 등 몸 한쪽에만 띠 모양의 수포가 올라오는 게 특징이다. 이때 근육통이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강한 통증이 나타난다.

여름철에 대상포진 발병률이 높은 것은 덥고 습한 날씨에 기운이 빠지는데다가, 강력한 냉방·불규칙한 생활습관·스트레스 등이 합쳐져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으로 유추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 환자는 1월 7만624명 대비 8월 8만9465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대상포진을 앓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스트레스 탓이 커 보인다. 대학때는 취업준비에 치이고, 입사한 뒤에는 야근 등 과도한 업무·직장내 인간관계에 시달린다. 이렇다보니 오랜 기간 불규칙한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다 보니 신체기능·면역력이 저하되며 대상포진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는 무언가에 고민할 거리가 많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에서 호발한다. ‘시월드’ 등쌀에 시달리던 일본의 마사코 황태자비도 대상포진을 오랜 기간 앓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대상포진은 초기 치료 골든타임인 72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문제없이 치료된다. 다만, 이 질환은 치료 후 후유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적잖아 세심한 관리가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대표적인 후유증 중 하나로 ‘안면마비’를 꼽을 수 있다. 대상포진을 앓은 환자의 약 10%는 치료 후에도 피부·감각기관·신경 전반에 통증을 유발하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을 겪을 수 있다. 이때 증상이 귀에 발병한 경우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안면 신경을 자극하거나 손상을 일으키면서 안면마비로 이어지는 것. 

특히 눈과 입이 돌아가고 틀어지는 모양으로 변하는 구안와사 형태로 증상이 발현되기도 한다. 구안와사는 12개의 뇌신경 중 7번신경의 병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안면신경장애 질환의 일종이다. 7번 뇌신경이 압박받으면 의지와 상관없이 안면근육에 돌발적으로 마비증상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가뜩이나 대상포진 통증으로 고생했는데, 얼굴까지 마비되면 답답함이 배가된다.  이런 증상을 막으려면 대상포진이 가라앉은 후에는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서 관리를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미 구안와사·안면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면 집중 한방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이거나 초기 마비정도가 심하거나, 청각과민·미각저하 등의 이상이 느껴지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대상포진 후유증으로 인한 구안와사는 초기 1개월간의 치료가 예후를 결정하게 된다. 마비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안면신경을 절단할 정도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효과를 볼 수 있다.

발병 첫 2주일은 치료 부위의 염증·부종을 빠르게 진정시켜줄 수 있는 항염·소염·해독효능을 지닌 한약과 약침으로 치료한다. 이 시기가 지나면 마비된 부위의 기혈을 순환시켜 신경을 재생시키고 마비된 근육을 회복하게 하는 침·약침, 테이핑요법, 안면수기요법 등을 더해 증상을 개선해나간다. 증상이 경미하면 1~3개월 안에 치료할 수 있으며, 마비 정도·환자의 기저질환 등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달라진다.

이런 증상을 막으려면 우선 대상포진부터 예방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감기처럼 피곤한 몸이 한계치를 넘었을 때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평소 건강관리가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음주를 삼가며 7~8시간정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도록 한다. 또한, 적정 실내온도를 유지하며, 1주일에 한번은 찬물 대신 30도 이상 따뜻한 물로 샤워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자. 자신의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생활리듬을 찾는다면 대상포진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다만 50세 이상이거나, 이미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있다면 예방주사를 맞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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