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깔끔하게 하는 그루밍, 자칫 탈모일으킬 수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 깔끔하게 하는 그루밍, 자칫 탈모일으킬 수 있다?
  • 김으뜸 동대문 봄봄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8.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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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으뜸 동대문 봄봄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가 깔끔한 동물로 알려진 것은 그루밍(Grooming)의 영향이 크다. 

그루밍은 고양이가 털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하는 정상적인 행동이다. ▲까끌까끌한 혀에 침을 묻혀 닦거나 ▲앞발로 얼굴을 문지르는 행동 ▲이빨·발톱으로 몸을 깨끗하게 하는 것을 모두 그루밍이라 한다. 이는 고양이가 자신의 몸을 깨끗하게 단장하고 기생충을 제거하며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다.

하지만 이런 행동이 병적으로 심해지면 털이 빠진다. 몸의 좌우대칭으로 털이 빠지거나 복부·뒷다리·회음부에도 탈모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고양이보호자가 이것을 바로 알기는 쉽지 않다. 숨기기를 좋아하는 고양이의 특성상 직접 그루밍 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때 보호자가 알 수 있는 첫번째 방법은 분변을 확인하는 것이다. 분변에서 소화되지 않은 털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은 토한 헤어볼을 확인하는 것이며 마지막으로는 집 안 구석구석에서 털이 보이는지 체크하는 것이다. 

이렇게 탈모가 일어날 정도로 그루밍을 지나치게 하는 원인 대부분은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피부질환이다.

 

원인은 보통 외부기생충감염과 과민반응으로 나눈다. 

①외부기생충 감염에 의한 피부병

벼룩, 이, 진드기 등의 외부기생충은 고양이의 털과 피부에 기생하면서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외부기생충은 목 뒤에 바르는 기생충 약 등을 통해 치료 및 예방할 수 있다.

②과민반응(알레르기)에 의한 가려움증

벼룩에 의한 알레르기, 환경 알레르기, 음식 알레르기 등이 주요 원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환경을 깨끗하게 하고, 외부기생충 예방을 꼬박꼬박 잘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음식 알레르기는 진단과 관리가 어렵다. 진단은 피내 알레르기 시험이나 혈청 IgE 알레르기 시험을 참고로 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음식을 종류별로 직접 먹여보고 진단해 관리한다. 단백질이 작게 가수분해된 처방식사료만 먹이는 것도 도움될 수 있다. 이를 6~8주 정도 먹었을 때 효과가 있으며 가려움증이 줄어들면 새로운 음식물을 한 가지씩 먹여서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음식물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위의 가려움증에 의한 피부질환이 아닌 지나친 그루밍에 의한 탈모증도 있다. 

③심리적(행동학적) 탈모증

강박증은 특정행동을 병적으로 반복하는 행동질환이다. 그루밍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경우 탈모가 생길 수 있다. 또 환경, 사회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그루밍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 경우에는 환경개선 및 행동학약물을 통해서 치료해야 한다.

④신경(통증)과 관련된 탈모증

지각이 예민해지는 지각과민증과 통증부위를 자꾸 핥는 질환 등은 탈모를 일으킬 수 있다. 지각과민증은 피부, 특히 옆구리, 꼬리 또는 항문부위를 핥거나 씹는 것이 특징이다. 또 그루밍증상 외 근육경련, 달리기, 뛰기, 소리내기 등 다른 임상증상이 같이 있을 수 있다. 드문 경우지만 통증이나, 신경염, 신경통에 반응해 그루밍 증상이 과도하게 나타날 수 있다. 특히 하복부를 핥는 고양이의 경우 하부요로기질환(FLUTD)을 의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루밍을 자주 하지 않아도 질병에 의해 털이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⑤질병에 의한 탈모증

부신피질기능항진증 등 내분비질환, 종양, 피부사상균증(곰팡이피부병)과 같은 감염증, 모낭충감염증에 걸려도 털이 빠진다. 

고양이의 털이 지나치게 빠진다면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뜻일 수 있으니 가볍게 여기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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