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의 잇몸이 부었다면? 심한 치주염 의심해야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의 잇몸이 부었다면? 심한 치주염 의심해야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8.23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규환 수의치과전문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고양이 잇몸이 부었어요.”

 

보호자는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구강검진이나 치석제거를 위해 동물병원 치과를 찾는다.

 

하지만 보호자가 이미 반려동물의 치아상태, 잇몸의 색깔이나 형태 등의 이상을 느껴 동물병원에 오는 경우도 상당하다.

 

오늘은 고양이의 잇몸이 심하게 부어 내원한 경우에 관해 알아보자.
 

[왼쪽 화살표] 송곳니 잇몸이 부어 있다. [오른쪽] 정상적인 송곳니 잇몸.

잇몸이 부어 있으면 당연히 정상이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만약 반대쪽 잇몸이 정상이라면 양쪽을 비교해서 비정상을 확인할 수 있다. 볼록 튀어나와 있는 잇몸에 잇몸퇴축이 진행하여 치아가 더 많이 노출돼 보이기도 한다.

 

양측 송곳니 잇몸이 모두 부어 있다. 이처럼 대칭적이면 비전문가가 맨눈으로 비정상을 판단하기 어렵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부분에 송곳니를 감싸는 치주인대와 치조골의 소실이 보인다.

잇몸이 한쪽만 부어 있고 다른 한쪽이 정상이라면 당연히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양측 치조골이 모두 팽윤됐다면 이를 보고 비전문가인 보호자가 정상, 비정상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 경우 문제를 모르고 지내다 다른 이유로 동물병원에서 구강 치료를 받으러 반려동물과 함께 내원했다가 치조골 팽윤이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우연히 발견되든 직접 발견하여 내원하든, 치료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이렇게 치조골 팽윤 즉 잇몸이 부은 이유는 무엇일까? 치조골 팽윤은 주로 치주염과 동반된다. 지속적인 치주질환은 치아와 치주인대, 치조골에 염증을 일으킨다. 만성염증으로 치조골과 잇몸을 포함한 치주조직이 증식한다. 치아 주위 치조골이 정상보다 커지게 되고 잇몸이 부어 있는 형상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치조골 팽윤이다. 

치조골 팽윤은 송곳니에 주로 생긴다. 치아의 위치에 따라 증식 방향이 다르기도 하지만 송곳니에 나타나는 치조골 팽윤은 맨눈으로 확인하기 쉽다. 

치주염 질환을 방치할 경우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구강, 방사선 검사 시 치조골이 팽윤된 상태에서의 치주염 진행 단계는 2~4단계이다. 방치해 치주염이 4단계로 진행되면 송곳니가 흔들리거나 빠질 수 있다. 만성적이고 지속적인 염증상태를 일으킬 수 있다. 
  

화살표가 가리키는 송곳니는 반대편 송곳니와 비교했을 때 더욱 많이 돌출되고 옆으로 휘어 있다.

게다가 염증이 오래 지속되면 치아가 스스로 빠지거나 심한 경우 치아 뿌리 밑으로 비강과 연결되는 구비강누공이 형성된다.

 

치조골 팽윤은 치주염뿐 아니라 치아흡수성 병변과 관련돼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질환들은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잇몸이 부어 있다는 것은 안쪽 치조골이 그만큼 커질 때까지 계속 자극받은 것이다. 이를 조직병리학적으로 만성 치조골 골수염이라 한다. 쉽게 말해 뼈까지 염증에 노출된 것이다.

질병의 정도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많이 진행될수록 발치해야 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고양이의 입을 열면 제일 잘 보이는 치아가 송곳니다. 바로 보이는 만큼 치아상태를 빨리 파악할 수 있다. 혹시 우리 고양이의 송곳니 잇몸이 부어 있지는 않은지 바로 확인해 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