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복숭아 씨 등 큰 이물을 꿀꺽했다면?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가 복숭아 씨 등 큰 이물을 꿀꺽했다면?
  • 김성언 부산 다솜 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8.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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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여름엔 제철 과일만 한 보약이 또 있을까. 무더위로 지쳤을 때 달콤한 복숭아를 한 입 베어 물면 수분과 비타민, 필수 아미노산 등 각종 영양소로 인해 그야말로 활기충전이다.

뜬금없이 웬 과일 얘기냐고? 대표적인 여름제철과일로 자두와 복숭아를 들 수 있는데 요즘 병원에 보호자가 맛있게 먹고 남긴 두 과일의 씨를 강아지가 몰래 훔쳐 먹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보호자는 이런 상황을 목격했다면 응급상황으로 여기고 바로 동물병원에 찾아와야 한다. 대형견이라면 운에 따라 배변으로 문제의 과일 씨를 배출하기도 하지만 작은 반려견의 경우 장과 항문도 작아 배출이 힘들기 때문이다. 최악에는 자두나 복숭아씨가 위를 통과해 소장으로 내려가다 소장을 막아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위험한 과일 씨를 섭취한 동물에게 수의사는 방사선·초음파 등의 영상검사를 실시해 씨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한다. 불행 중 다행으로 씨가 내시경용 집게나 루프 바스켓으로 접근해 제거할 수 있는 위치에 있거나 크기가 너무 크지 않다면 간단하게 내시경 시술을 할 수 있다. 

내시경 시술은 절개가 필요 없어 안전성이 높고 빠른 회복 속도를 기대할 수 있다. 시술 시간이 짧은 만큼 마취 시간도 짧아 기저질환이 있거나 나이 많은 동물도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내시경 시술 시 덤으로 따라오는 장점이 있다. 위 속 염증 및 궤양, 종괴(덩이)도 진단할 수 있다는 것. 종괴 역시 내시경 시술로 제거하기도 한다.

사실 내시경 시술이 간편하긴 하지만 마냥 쉬운 건 아니다. 수의사의 숙련된 기술이 없다면 시술 중 상처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나 시술을 받기로 결정했다면 해당 분야 경험이 풍부한 수의사를 찾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모든 동물병원에 내시경 장비가 마련된 것은 아니다. 미리 내시경 시술이 가능한 가까운 동물병원을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 외 반려동물의 이물을 제거하기 위해 구토유발제를 사용하거나 개복수술을 하는 방법이 있다. 구토유발제는 동물의 이물을 제거하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구토 도중 이물에 의해 질식할 수 있어 수의사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개복수술은 말 그대로 환자의 몸을 절개해 이물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상당 기간 식이 제한과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 만일 급히 찾아간 동물병원에 내시경 장비가 없고 환자 상태가 심각하다면 수의사와 상담한 후 개복수술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반려동물은 먹어도 될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이물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 동물병원에서는 닭 뼈와 족발 뼈, 동전, 장난감, 실 등 다양한 이물을 섭취하다가 문제가 생긴 환자를 자주 접한다. 따라서 애초에 이러한 이물은 반려동물의 눈에 안 띄게 보관하도록 세심히 신경 써 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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