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여성은 남성보다 왜 부종이 더 심할까?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여성은 남성보다 왜 부종이 더 심할까?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8.08.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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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여성은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일상에서 부종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남성도 부종이 있지만 유독 여성에게 흔하다. 그렇다면 왜 여성의 경우 부종이 심한 것일까.

먼저 여성의 혈관이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혈관벽의 탄력도가 떨어져 있고 혈관투과성이 높기 때문에 압력·염증에 의해 혈장성분과 수분이 쉽게 빠져 나온다. 

그래서 온종일 서 있거나 많이 걸은 날이면 중력의 영향으로 특히 다리나 손발이 많이 붓는다.

여성에게 하지정맥류 환자가 많고 쉽게 피멍드는 것도 마찬가지다. 설상가상으로 남성에 비해 혈압이 낮고 몸은 차며 예민한 성격과 불안, 스트레스도 혈액순환을 방해해 몸을 잘 붓게 만든다.

여성은 임신으로 인해 심한 부종을 경험하기도 한다. 특히 생리 전 증후군의 증상으로도 부종이 나타나는데, 생리 직전에 에스트로겐이 많이 분비되면서 일시적으로 칼륨과 마그네슘의 배출은 촉진한다. 반대로 나트륨과 수분배출을 막아서 부종을 유발한다. 아마도 출혈로 인한 지나친 체액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생리적인 작용일 수 있다.

잠을 푹 자지 못하는 것도 원인이 된다. 우리 몸은 깊은 수면 중에 해독기능을 높여 수액대사를 통한 배출기능도 좋아진다. 수면장애는 이러한 신진대사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체액이 저류해 몸이 붓게 된다. 날이 덥거나 습도가 높은 날 밤에는 더 많이 붓는다. 높은 온도와 습도는 팔다리로 가는 말초혈액의 과도한 충혈을 유발하고 압력을 높여서 순환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정 연구결과를 보면 여성에게 ‘수면 중 무호증후군’ 있는 경우 특히 다리부종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원인은 바로 수면 중에 호흡곤란으로 인한 혈중 산소농도 저하였다. 산소농도가 낮아지면서 보상작용으로 심박출량을 증가시킨 결과,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말초부종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몸이 붓는다고 물을 잘 마시는 않는 여성들이 많은데, 만성탈수는 부종의 원인이 되기도 하다. 만성탈수에 의한 부종은 활동 중에는 심하지 않지만 휴식 중이나 잠을 잘 때는 세포나 혈관안의 수분이 밖으로 빠져 나와 부종을 유발한다. 만성탈수로 인한 부종은 역설적이게도 더 많은 양의 물을 마시면 해결된다.

탄수화물섭취도 부종에 영향을 준다. 탄수화물(炭水化物)은 이름 그대로 탄소와 수분이 결합되어 있는 것이다. 탄수화물을 일시적으로 끊으면 에너지 대사과정에서 수분도 빠져나가기 때문에 붓기도 줄어든다. 마치 빠르게 살이 빠진 것 같지만 사실 수분만 빠져 나간 것뿐이다. 탄수화물을 다시 섭취하면 수분량은 빠르게 늘어나 체중이 회복된다.

반대로 단백질 섭취는 부족해지면 붓는다. 이 경우는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에게 흔하게 관찰된다. 혈중 단백질성분인 알부민수치가 낮아지면 농도를 맞추기 위해 삼투압차이로 혈액의 수분을 혈관 밖으로 내보내 부종이 생기는 것이다. 간질환이나 단백뇨가 심한 신장질환의 경우 나타나는 부종도 마찬가지로 알부민 부족이다.

평소에 물을 적당량 마시고 음식도 약간 싱겁게 골고루 섭취한다면 부종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틈나는 대로 스트레칭하고 가볍게 걷기 등 땀나는 정도로 하는 운동도 좋다. 낮 동안 한번쯤 아무생각 없이 편히 누워 중력의 영향을 피해 쉬는 것도 필요하다.

고민이나 걱정할 것 없다. 현저하게 심각한 부종이 아니라면 스스로 원인을 제거해서 관리할 수 있다. 경미하거나 일상적인 부종은 질병이 아닌 삶의 일부일 수 있다. 특히 여성에게 더욱 그렇다. 이 칼럼을 생활부종을 안고 사는 여성들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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