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치아가 ‘흔들’, 치과질환 의심하세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의 치아가 ‘흔들’, 치과질환 의심하세요!
  •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8.30 1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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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이빨이 흔들려요.”

반려동물의 치아를 닦아주면 자연스레 구강상태를 살펴볼 수 있다. 치아색이 어떤지, 치석이 많이 생겼는지, 잇몸색은 괜찮은지 확인할 수 있다. 오늘은 이 중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정상적인 치아는 치아뿌리를 치주인대가 둘러싸고 있다. 치주인대가 견고하게 치아뿌리를 잡아주기 때문에 치아가 흔들리지 않는다. 만일 치아가 흔들린다면 무조건 반려동물의 구강상태에 이상신호가 생긴 걸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치아가 흔들리는 원인에 관해 살펴보자.
  

(상단 사진 동그라미 안) 상악 앞니 유치 (중간 사진 동그라미 안) 하악 앞니 유치 (하단 사진 화살표 방향) 왼쪽 상악 작은 어금니 유치가 남아 있다. 유치의 치아뿌리가 흡수되기 때문에 만졌을 때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상적으로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갈이과정 중 유치가 탈락될 때다. 유치는 영구치가 나오면서 뿌리가 녹기 시작해 없어지면, 흔들리기 시작하고 이후 유치가 정상적으로 탈락하면서 영구치의 맹출이 이뤄진다. 이는 정상적인 치아교합과정이다.

치아가 비정상적으로 흔들리는 경우는 어떤 때일까? 원인은 다양하지만 특히 치주염으로 인한 경우가 흔하다.

왼쪽 하악 제1구치 엑스레이사진. 주변치주인대 소실과 심한 치주염 소견을 보인다.

치주인대는 치아뿌리를 잡아주는 지지대역할을 한다. 치주인대가 소실되면 당연히 치아가 흔들리게 된다. 치주염은 치주인대 소실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치주염으로 인해 치아가 흔들린다면 치아뿌리에 전체적으로 치주염이 진행됐다는 얘기다. 치조골 소실도 심각하게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고 경우에 따라 하악골절도 나타날 수 있다. 이미 육안으로 중등도 이상의 치석이 보이고 구취가 심해졌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치아가 흔들리지 않아도 구강상태가 좋지 않다면 치과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혹시 치주인대가 건강한데도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가 있을까?

(왼쪽 사진 화살표 방향) 구강엑스레이촬영 결과 치근골절을 확인할 수 있다. (오른쪽 사진 동그라미 안) 치아가 정상치아보다 바깥쪽으로 옮겨져 있다.

치근골절(치아뿌리골절)이 있다면 가능하다. 치아뿌리를 잡고 있는 치주인대는 정상기능을 하고 있지만 치관과 치아뿌리 사이 골절로 인해서도 치아가 흔들린다. 구강엑스레이촬영을 통해 치근골절을 확인할 수 있고 치아뿌리도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치근골절이 일어났는데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가면 육안으로 보이는 치관부만 탈락해 잇몸 속에 치아뿌리가 남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치아주변형태가 소실됐다.

치주인대뿐 아니라 전체적인 치조골 소실로 인해서도 치아가 흔들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구강 내 종양이 치조골 소실을 일으키는 경우다. 구강엑스레이사진으로 확인해보면 치아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수 있다.

최규환 태일동물병원 대표원장

이밖에도 치아가 흔들리는 이유는 다양하다. 단지 그 원인을 육안으로 찾기는 어렵다. 적절한 구강검사와 구강엑스레이촬영, 차트작성 등을 통해 원인을 알아봐야한다.

유치가 탈락하는 경우가 아니면 치아 흔들림은 비정상이다. 정확한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빨을 잘 닦는 반려동물이라면 전체적인 치아상태를 확인하기 쉽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치아에 생긴 문제, 특히 치아 흔들림을 발견하기 힘들다.

우연히 치석제거를 위해 병원에 방문했을 때 발견할 수도 있다.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반려동물의 치아 흔들림을 확인했다면 빨리 치료받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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