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이번 여름도 지나고 어느새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몸에 보약이 될만한 것이나 영양 가득한 것들로 채우기 위해 안테나를 세운다. 여름내 탈진했던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한 동물적 감각일 것이다.
어쩌면 급격한 노화에 따라 빛의 속도로 반응하는 작은 세포 하나하나의 처절한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이 때를 놓칠세라 화장품회사에서는 ‘속 탄력’과 ‘겉 탄력’을 내세워 속을 꽉 채워야한다며 소비자들의 ‘피부노화 염려증’을 부추긴다.
이들은 밤과 낮을 구별한 영양크림, 기적의 성분이 함유됐다는 에센스와 세럼, 노화를 늦춘다는 마스크 팩 등을 출시하며 피부건강에 목마른 소비자들의 빈속을 채우려 한다. 정말 이렇게 바르기만 하면 겉과 속이 채워져 피부재생력을 높여줄까?
여기서 잠깐 생각을 전환해보자. 즉 화장품의 유효성분을 흡수시켜 피부재생력을 높이기 전에 화장품의 유효성분흡수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피부 내에 잔존하는 화장품의 독소를 비워내는 것이다. 바로 ‘피부 디톡스’다.
디톡스(해독;解毒)의 사전적 의미를 살펴보면 ‘생체 내의 세포에서 유독한 물질을 무독한 물질로 바꾸는 일, 즉 생체에 있어 작용이 적은 구조 또는 배설되기 쉬운 구조로 바꾸는 일정한 생화학반응’이라고 정의돼 있다.
이를 위한 적극적인 방법으로 단식이나 절식을 드는데 이는 일정기간 먹기를 중단 또는 줄임으로써 몸 안의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얼마 전 유행했던 간헐적 단식도 같은 맥락으로 몸 자체의 정화작용을 유도하고 치유력을 높이는 자연건강법이다.
현재 우리는 부족하기 때문에 경험하는 ‘불편’보다는 오히려 차고 넘치는 ‘풍요’로부터 오는 부작용이 더 많은 세상에 살고 있다. 피부도 별반 다르지 않다.
피부를 감싸고 있는 피부세포는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스스로 천연보습인자를 생산하도록 세팅돼 있다. 피부의 최외곽에 존재하는 각질층에는 세포들을 단단히 붙여주는, 풀 역할을 하는 세포간 지질이 존재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수분증발을 막고 외부의 화학물질이나 이물질이 쉽게 침입하지 못하게 한다.
이를 기반으로 해서 각각의 세포는 28일 주기로 피부의 신진대사사이클을 유지하는 한편 건강한 피부상태를 유지시킨다. 이러한 피부의 메커니즘은 태어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가동되는 오토시스템이다.
하지만 도가 넘는 화장품사용으로 인한 유해화학물질 흡수, 첨단기술을 자랑하는 잦은 레이저시술, 미세먼지를 비롯한 환경오염 등이 피부에 유해인자로 작용함으로써 이러한 오토시스템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1차 원인을 제거하는 것처럼 피부 역시 필요이상 축적된 유해인자를 하나씩 없애야한다. 유해인자가 차고 넘치는 피부를 혹사시킬 것이 아니라 반대로 깨끗이 비움으로써 각각의 세포감각을 깨우고 피부세포 본연의 순기능을 되찾아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트러블이 많다면? 보기에 좋은 안색을 갖고 싶다면? 피부노화가 걱정돼 화장품판매사이트를 헤매고 있다면? 가성비 좋은 피부재생법에 대한 목마름이 간절하다면? 피부에 잔존하는 화장품의 독성을 비우는 피부 디톡스를 시작해보자. 다음 칼럼에서 피부 디톡스를 실천하는 자세한 방법을 알려드리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