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당뇨병 특이유전자 변이 드디어 찾았다”
“한국인 당뇨병 특이유전자 변이 드디어 찾았다”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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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곽수헌 교수팀, 한국 당뇨병환자 유잔자변이 최초 발견

당뇨병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중 501만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당뇨병사망률이 5번째 높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다.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곽수헌·박경수 교수팀은 한국인 당뇨병환자에게 특이적으로 나타나는 유전자변이를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한국인의 당뇨병 원인 및 특성을 규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곽수헌·박경수 교수

곽수헌·박경수 교수팀은 2012년~2017년 국내 당뇨병환자 7850명과 정상혈당을 유지하는 우리나라사람 9215명의 유전자변이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차세대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73만개의 유전자변이를 확인했고 이후 이중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변화를 일으키는 변이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단백질은 긴 아미노산 서열구조로 구성된다. 만일 유전자에 변이가 나타나면 해당 유전자가 만드는 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구조 일부에 변형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 정상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당뇨병·치매·암 등 각종 만성질환과 퇴행성질환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 베타세포 분화와 관련된 PAX4(paired box 4) 유전자변이 ▲당뇨병 주사치료제로 사용되는 인크레틴호르몬 수용체 GLP1R(glucagon-like peptide 1 receptor) 유전자변이가 한국인의 당뇨병 발병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혔다.

PAX4 유전자의 192번째 단백질아미노산이 아르기닌에서 히스티딘이나 세린으로 치환되면 당뇨병위험이 약 1.5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관찰되는 특이현상으로 한국인에서는 히스티딘과 세린이 각각 8%, 4% 치환됐지만 유럽인에게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GLP1R 유전자의 131번째 단백질아미노산이 아르기닌에서 글루타민으로 치환된 경우 오히려 당뇨병위험이 0.86배 낮아졌다. 이 변이 역시 한국인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현상이다. 한국인의 21.1%는 이 같은 반응을 나타냈지만 유럽인에게는 나타나지 않았다.

관찰결과 PAX4 유전자변이가 있는 한국인 당뇨병환자의 경우 평균 발병연령이 낮았다. 또 GLP1R 유전자 변이가 있는 한국인에게는 심장, 뇌혈관질환이 적게 나타났다.

박경수 교수는 “한국인의 당뇨병발병에 특이적인 유전자변이를 발견했다”며 “이는 한국인의 당뇨병을 정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틀”이라고 말했다. 이어 곽수헌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당뇨병예방 및 맞춤치료를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정밀의료 데이터가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될 날이 머지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서울대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아주대 예방의학교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내분비내과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한림대 바이오메디컬학과 ▲삼성융합의과학원 ▲서울대 통계학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지에서 24명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특히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당뇨병 유전체 연구 중 가장 큰 규모(1만7000여명 대상)로 진행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포스트게놈 다부처유전체 사업 인간유전체 이행연구(과제번호 HI15C1595) 및 세계선도의생명과학자육성과제(과제번호 HI15C3131) 연구비지원으로 수행됐다. 또 당뇨병분야 최고 권위지인 ‘당뇨병(Diabetes)’ 9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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