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의 무분별한 식습관, ‘췌장염’ 부른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의 무분별한 식습관, ‘췌장염’ 부른다?
  • 김성언 부산 다솜 동물병원 대표원장
  • 승인 2018.09.07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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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 다솜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대표원장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어 마음이 상쾌하다. 머지않아 농촌들판은 황금빛으로 물들고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을 맞이할 것이다.

추석엔 오랜만에 가족이 만나 한 상 푸짐하게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눌 텐데, 이때 또 하나의 가족인 우리 강아지도 호시탐탐 상 주위를 맴돌며 식사에 껴달라고 할 확률이 높다.

이 경우 주인은 냉정해야 한다. 강아지에게 기름진 명절음식을 주면 큰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이나 동그랑땡처럼 기름진 음식은 반려견이 상당히 소화하기 힘들다. 겉보기에 반려견이 잘 먹는 것 같다고 해서 괜찮다고 오해하면 안 된다. 무사히 넘어가면 다행이지만 자칫 췌장염에라도 걸리면 반려견은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것은 바로 엄청난 통증이다. 췌장염에 걸려본 사람이라면 그 통증이 얼마나 끔찍한지 알 것이다. 이 통증은 췌장의 기능과 관련 있다.

췌장은 음식물을 잘 소화하도록 소화효소를 분비한다. 췌장염이 생기면 소화효소가 췌장 밖으로 방출된다. 그러면 소화효소가 췌장과 췌장 주변조직을 소화(?)하게 된다. 쉽게 말해 녹이는 것이다. 이러니 통증이 그렇게 심하다.

사람이야 아프면 바로 병원에 달려가겠지만 반려견은 그저 낑낑거릴 뿐이다. 따라서 반려견의 몸이 아프다고 보내는 신호인 증상을 알아둬야 할 필요가 있다. 췌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토한 뒤 음식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 외에 탈수, 쇠약, 설사, 황달, 발열, 침울 등을 들 수 있다. 강아지가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 마치 기도하는 자세를 보이니 참고하자.

반려견이 이런 증상을 보이면 바로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야 한다. 치료는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췌장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무서운 병이기 때문이다. 늦게나마 치료를 하더라도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치료는 주로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사용, 수액처치, 혈장요법 등으로 한다. 염증 정도에 따라 약 5일에서 2주 이상 치료한다. 입원도 최소 2박 3일은 해야 한다. 치료 후에는 규칙적인 동물병원 방문을 통해 췌장의 상태와 후유증에 대해 지속적인 관리를 해줄 필요가 있다. 췌장염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식이요법이 중요하다. 식이요법은 저지방식으로 한다.

췌장염의 원인은 ▲고지방·고단백질 음식(삼겹살, 족발 등) 섭취 ▲오래된 음식이나 상한 음식 섭취 ▲비만 ▲췌장염을 유발하는 약물복용 등이다. 췌장염은 미니어처 슈나우저, 요크셔테리어 등에 호발하며 나이로 치면 중년령에서 흔히 발생한다. 해당 반려견의 보호자라면 췌장염을 더욱 유의할 필요가 있다.

췌장염은 동물병원에서 일 하다 보면 꽤 흔하게 접하는 질환이다. 반려견이 사람 음식을 무분별하게 먹는 습관이 있다면 반드시 교정해 췌장염에 걸리는 불상사를 예방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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