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도 사람처럼 혈액검사로 암을 진단할 수 없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강아지도 사람처럼 혈액검사로 암을 진단할 수 없나요?
  • 박한별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 승인 2018.09.12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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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별 24시 안산 온누리동물메디컬센터(동물병원) 대표원장

 “강아지는 사람처럼 피를 뽑아서 암을 진단할 수 없나요?”

“고양이는 사람처럼 혈액은행이 없나요?”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사실 필자가 수의사를 시작하던 불과 10년 정도 전까지만 해도 “네, 그렇습니다. 아직 반려동물에서는 불가능합니다”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 됩니다”라고 단호히 말을 할 수는 없다.

종종 보호자에게 “아직 수의학이 의학보다 10~20년 정도 뒤처져 있지만 의학이 발전한 길을 수의학도 따라가기 때문에 언젠간 비슷한 선에 설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최근 수의학의 발전속도를 보면 필자조차 깜짝 놀라곤 한다.

불과 6년여 년 전 기대와 걱정 속에 고양이 혈액은행이 발족했는데 현재는 고양이 혈액은 은행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다. 또 강아지 악성종양 진단검사법이 개발된 데 이어 여러 검사도 출시소식을 알리고 있다.

필자는 최근 ‘애니스캔’이라는 암 진단검사 장비를 도입했다. 이 장비를 도입한 후 ‘우리 주변에 암을 앓는 반려동물이 이렇게 많았나?’ 할 정도로 악성종양 진단율이 올라갔다. 덕분에 악성종양을 조기진단해 좋은 결과를 얻은 사례도 많이 생겼다.

동물혈액은행이 나왔던 초기에는 혈액을 찾는 이가 없어 동물혈액은행에서 혈액은행을 이용해달라고 종종 전화가 오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혈액이 필요해도 때에 따라 보유한 혈액이 부족해 며칠 동안 발만 동동 구르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책이나 논문에서만 보던, 외국에서는 흔하게 사용하지만 한국에서는 구하지 못해 사용할 수 없었던 약들도 이제는 국내에서 허가받아 전화 한 통에 손쉽게 구할 수 있다.

강아지, 고양이가 경련하거나 발작을 하면 MRI를 촬영하는 일도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다. 사실 가끔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수의학이 발전하는 것이 버겁기도 하다. 알고 있던 지식도 예전 방식이 되고 또 다른 이론을 받아들이기 위해 해야 할 공부도 점점 쌓여만 간다.

하지만 예전에는 원인을 몰라 무지개다리를 건너보내야 했던 반려동물에게도 현대 수의학을 통해 좋은 소식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나날이 발전하는 가운데 내일이 되면 또 어떤 새로운 소식이 필자를 기다릴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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