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만성통증, 뒤틀린 골반 바로잡아야 ‘개운’
[특별기고] 만성통증, 뒤틀린 골반 바로잡아야 ‘개운’
  • 고은상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09.1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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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상 광동한방병원 통증재활센터 원장

통증 문제로 내원하는 환자들도 성별·연령대·직업이 제각각이다. 수험공부를 하는 학생, 취업준비에 한창인 취준생,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아기엄마, 맞벌이 아들부부를 위해 황혼육아에 나서는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저마다 통증을 호소한다.

각각 성별도 상황도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도 다르지만 이러한 통증 환자를 진료할 때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곳 중에 하나가 골반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요추-골반-고관절 복합체로서, 이 부위는 신체가 중력에 저항해서 서 있을 때 척추를 지지 하는 기반(base)가 되는 곳이다. 한의학에 단전, 기해라고 하는 건장함과 장수의 요혈이 이 부위에 해당한다. 골반이 틀어지거나 지지가 약할 때 척추의 안정성이 훼손되고 다양한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골반 틀어짐은 주로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된다. 컴퓨터나 독서를 하며 오래 앉아있는 생활 방식, 다리를 꼬고 앉는 것, 안쪽 어깨에 가방을 메고 걷느라 양발의 보폭이 다른 것 등이 원인이 된다. 이런 자세나 반복 동작은 한쪽 골반과 고관절에 하중을 높여 골반 좌우 균형을 깨뜨린다. 이때 근육·인대가 긴장하여 결국 골반뼈·고관절 주변의 근육·인대·힘줄 등의 근막조직까지 뒤틀린다. 뒤틀린 조직에 신경이 압박당하며 골반·엉덩이·고관절·허리 통증으로 발현된다.

골반의 비틀림으로 좌우 다리 길이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이 역시 신체 하중에 불균형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뒤틀어진 골반 상태를 방치할 경우 퇴행성경추, 요추염좌, 허리디스크, 일자목증후군(거북목), 척추측만증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어깨비대칭, 다리모양 변형, 하체비만과 같은 외형적인 문제도 일으킨다. 

골반 틀어짐의 신호는 일상 속에서 가볍게 점검할 수 있다. 운동복이나 속옷 같은 고무줄 바지를 입었을 때 옷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하지의 스트레칭을 하는데 양쪽의 관절 가동성이 다른 경우, 다리를 꼬고 앉을 때 한쪽은 편한데 다른 쪽이 불편한 경우, 거울을 보거나 사진을 찍을 때 양 골반이나 어깨의 비대칭이 있는 경우, 무릎의 정렬이 바르지 못한 경우 모두 골반의 비대칭을 의심할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증상에 통증이 겸하여 있다면 전신적인 체형 정렬을 검사해볼 필요가 있다.

평소 자세를 꼿꼿이 하고,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고 스트레칭을 생활화하면 골반 비틀림의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틀어진 골반을 자가 관리만으로 바르게 정렬하기는 어렵다. 

우리 병원은 면밀한 한·양방 협진으로 근본적인 통증치료에 최적화된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우선 X-레이·CT 등의 영상학적인 진단과 더불어 체형 정렬 검사, 동적 촉진 검사, 하지 정렬 검사, 보행 검사를 통해 기능적인 상태를 전신적으로 분석한다. 이로써 통증 부위 뿐만 아니라 통증의 배경이 되는 골반의 비대칭, 균형 감각까지 분석해 통증의 원인과 기전을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통증 부위만을 국소적으로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신적인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치료해 통증이나 골반불균형이 재발하는 것을 방지한다. 진맥과 문진을 통해 전신의 대사와 컨디션을 개선해주는 한약(탕약) 처방이 병행되면 통증의 민감도를 제어하고 불균형한 신체 균형을 맞추어주는데 큰 도움이 된다. 조직 수준에서의 손상이 동반되었을 경우는 침·약침·프롤로주사를 병용한다.  

특별한 질환이 없더라도 골반이 불균형하다면 골반 교정 치료가 도움된다. 한의사가 수기로 비뚤어진 근육과 뼈, 관절을 밀고 당겨 체형 균형을 맞추는 ‘추나치료’, 숙련된 물리치료사가 근육·인대를 섬세하게 교정하는 ‘기능도수치료’, 신체 균형을 잡아주는 ‘재활도수치료’ 등의 방법을 통해 골반의 균형이 잡히고 안정성이 개선되면 신체 기능의 향상은 물론 향후 다양한 신체 이상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한방에서의 통증치료는 ‘본치주의’(本治主義) 이념과 맥을 같이 한다. 골반이 틀어지는 현상은 관절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바르지 못한 자세와 잘못된 움직임 패턴이 고착화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이를 바로잡아 근본적인 통증을 해소하고 신체의 중심인 골반을 바르게 되돌려준다. 체형적인 정렬을 개선하면서, 잘못된 자세와 움직임 습관을 개선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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