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의 건치이야기] 무서운 치과치료,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수면마취’
[김현종의 건치이야기] 무서운 치과치료, 받을 수 있게 도와주는 ‘수면마취’
  • 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 승인 2018.09.20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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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서울탑치과병원 원장

치과진료를 하다보면 다양한 환자들을 만난다. 그중 기억에 남았던 순간을 꼽자면 바로 치과의사를 치료하는 것이었다. 서로 치료에 관해서 잘 알아 설명을 적게 해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통증이나 치료과정에 대해서는 더욱더 민감하게 반응했었다.

특히 작은 치료임에도 본인이 수면마취 후 치료하고 싶다고 말해 조금은 놀란 적이 있다. 작은 수술이고 흔하게 국소마취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치료였기 때문이다. 그만큼 매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지만 치과치료가 겁이 났던 것이었다.

이렇게 치과치료가 두려운 환자들을 위해 최근 많이 하는 방법이 수면마취를 통한 치과치료다. 하지만 최근 수면마취치료가 프로포폴이라는 약물의 잘못된 사용으로 문제되고 있어 안타깝다.

수면마취의 정확한 학술용어는 ‘의식하 진정법’이다. 의식하 진정법이 마취법과 다른 점은 환자의 의식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환자를 진정시킨다는 것이다. 즉 마취는 환자가 통증이 있더라도 반응하지 않지만 진정법을 사용한 경우에는 접촉이 있거나 말을 거는 자극에 반응한다.

보통 환자들은 졸음이 몰려오는 정도라고 이야기한다. 주로 사용되는 약품은 앞서 문제시되는 프로포폴이라는 약물보다는 미다졸람이라는 약물을 주로 사용한다.

프로포폴이 문제 되는 점은 약물사용 시 사람마다 다르지만 약간의 행복감 때문에 중독성을 띄고 다량 사용하면 자가호흡이 없어져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다졸람은 가수면 상태에 이르는 정도로 얕게 진정시킬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

그리고 수면상태가 깊어지면 다시 깨어나게 해주는 해독제 플라마제닐이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치과치료는 가벼운 접촉에 반응하는 정도의 진정법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진정법 사용 전 전신건강, 나이, 몸무게 등이 충분하게 고려돼야한다. 또 혈압과 맥박 등이 계속 관찰돼야하고 특히 사고를 응급의료체계가 마련돼야한다.

이런 준비만 충실하면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가 큰 환자, 입안에 물이나 기구가 들어가면 구토반사가 심하거나 장시간의 치료시간을 견딜 수 없는 경우 치과치료를 받을 수 있다.

진정법을 이용해 치과치료를 받을 때 주의할 점은 먼저 의료진과 치료에 관한 충분한 치료계획과 부작용, 일어날 수 있는 일에 관해 자세한 설명을 들어야한다. 치료 중에는 이런 치료계획의 변경이나 주의사항 등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안전을 위해서 치료받는 자신이 치료하는 의료진에게 알레르기 반응, 복용 중인 약물, 과거 치료받았던 경험 등에 관해서도 충분히 알려야한다,

이런 진정법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너무 고령이거나 천식을 앓거나 호흡기질환이 있는 환자, 그리고 감기로 알려진 상기도염이 있는 경우 적용이 어렵다. 그리고 평소 약물의존이 높거나 음주량이 많은 경우에는 일반적인 약의 용량으로 진정되지 않고 부작용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어 의료진상의가 필요하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잠에서 완전히 깬 것 같더라도 나중에 기억이 없거나 어지럼증 같은 증상이다. 따라서 치료 후 귀가 시 운전은 삼가야한다. 가급적 안정을 위해서 보호자와 같이 병원을 찾아서 진정법 하에 치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면마취, 즉 진정법은 충분한 준비와 이해가 필요하며 치료하는 의료진과 잘 상의해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진행한다면 좋은 치료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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