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② 국가치매정책이 나아가야할 길
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② 국가치매정책이 나아가야할 길
  •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0.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의 기대수명이 2030년 이후 세계 최초로 90세를 넘어설 만큼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속도는 가파르기 그지없습니다. 이 추세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장수국가 일본을 넘어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대한치매학회와 함께 시리즈칼럼을 통해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힌 치매의 첫 단추부터 마지막 단추까지 제대로 맞춰봄으로써 치매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최호진 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 교수

우리나라의 경우 2008년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이 처음 발표되면서 치매문제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노력이 시작됐다.

이후 2차와 3차에 걸쳐 이어지는 국가치매관리종합계획이 발표되고 시행되면서 치매환자를 위한 정책은 꾸준히 발전해왔다.

특히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내세운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후에는 보다 광범위한 치매 관련 정책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치매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부쩍 늘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치매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시스템 및 제도적 뒷받침 역시 빠른 속도로 확충되고 있다.

2007년 일부지역에서 개소한 지역치매센터의 경우 지금은 치매안심센터라는 이름으로 전국에서 보건소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앙치매센터 및 광역치매센터와 함께 지역사회 치매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중증치매환자 산정특례와 치매 관련 진단검사 급여화 등의 치료지원정책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통한 치매환자 보호자에 대한 간병지원 등으로 치매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이 많이 줄었다.

실제로 최근 대한치매학회에서 진행한 설문조사결과에 따르면 치매환자의 간병부담으로 인해 보호자가 직장을 그만둔 비율이 2012년 27%에서 2018년 14%로 줄었고 근로시간단축비율도 2012년 51%에서 2018년 33%로 감소했다.

앞으로 치매원인 규명, 예방, 혁신형 진단, 맞춤형 치료, 체감형 돌봄 등 전 주기적인 연구를 위해 향후 10년간 1조원 이상 예산도 투입될 예정이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이 향후 치매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몇 가지 부분에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치매문제의 시급성을 고려하더라도 급진적·전면적인 정책보다는 치매관리의 다양한 부분을 살피면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준비기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전면적인 정책 실현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기에 받아야하는 치매환자와 보호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치매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통합적인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 치매환자와 보호자들에 대한 지원이 많이 늘었지만 지원기관과 프로그램이 여러 곳에 분산되다 보니 혜택체감도가 낮은 현실이다. 따라서 이를 통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며 현재 전국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치매안심센터에서 이 부분이 더욱 강조돼야한다.

마지막으로 치매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사회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고 노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한다.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령인구 중 치매환자는 약 72만명으로 추정되며 2024년 100만명, 2034년 15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급증하는 치매환자를 고려할 때 치매안심센터를 포함한 치매 전담 공공기관의 예산과 인력만으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치매전담 공공기관과 기존의 치매관리인프라인 지역사회 의료기관이나 복지시설의 참여를 기반으로 한 정책마련이 필요하다. 또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일반시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치매환자를 일선에서 진료하고 있는 입장에서 치매 환자와 보호자를 위한 지원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참여와 고민에 대해 큰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많은 사람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치매 관련 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돼 우리 사회가 치매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