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사고승객들…‘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치료가 관건
아시아나 사고승객들…‘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치료가 관건
  • 이보람 기자
  • 승인 2013.07.0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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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발생한 인천발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아시아나 항공기가 착륙을 시도하다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처럼 갑작스럽게 큰 사건사고에 휩싸이게 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할 수 있다. 과거 연평도 포격사건이나 최근 밀양 송전탑 사건을 경험한 사람들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해 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불안장애로 주로 일상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건에서 벗어난 사건들, 이를테면 천재지변, 화재, 전쟁, 신체적 폭행, 고문, 성폭행, 인질사건, 소아학대, 자동차, 비행기, 기차 등에 의한 사고, 그 밖의 대형사고 등을 겪은 뒤에 발생한다.
 

실제 2008년 뉴욕보건부에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무역센터 건강등록소에 등록된 사람들 가운데 7만1437명이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나타나는 시기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지 3개월 내에 증상이 시작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사건 이후 몇 년이 지난 후에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을지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유제춘 교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단 한 번의 사고로 인한 고통스러운 증상이 보통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며 회복에 수년이 걸리기도 하고 평생 고통 받을 수 있어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주로 해리 현상이나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도 있고 환청 등의 지각 이상을 경험할 수도 있다. 연관 증상으로는 공격적 성향, 충동 조절 장애, 우울증, 알콜의존, 약물 남용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또 한 집중력 및 기억력 저하 등의 인지 기능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두통이나 소화불량, 수전증 등을 호소할 수 있으며, 화장실에서 배변을 하는 게 어려워지고 떨어지기 싫어하는 이별 불안과 외부인 공포 등이 나타 나기도한다. 비현실적인 감정 때문에 알코올과 약물에 의존하여 남용 및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고 자율신경계 장애가 나타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진단은 사고 당사자가 불안, 공포, 무력감, 환시, 악몽 등의 현상이 사건 발생 후 1개월 이상 지속될 때 확진할 수 있으며, 이 때문에 사회적 직업적 기능장애가 동반되어야 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적절히 치료하지 않아도 10명 중 3명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4명은 불안, 공포, 악몽 등을 지속적으로 경험하며, 이 중 2명은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극심한 증상을 호소한다. 또 1명은 후유증으로 인해 약물 남용이나 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나이가 어리거나 다른 질환을 동반한 경우 증세가 더 안 좋아 질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주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주로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해 불안과 우울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켜준다. 또 혈압을 떨어뜨리기 위해 쓰이는 프라조신(Prazosin)이라는 약물은 악몽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악몽을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된다.
 

정신치료는 주로 인지치료, 행동치료, 또는 두 가지를 병행하는 인지행동치료를 사용한다. 인지치료는 대화를 통해 자기 자신과 환경에 대해 갖고 있는 비현실적 믿음과 비논리적 추론을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하도록 가르치고 돕는다.


행동치료는 학습이론에 근거해 환자가 자기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해 문제행동을 바꿔나가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바람직한 행동은 증가시키고 그렇지 못한 행동들은 줄이며 부족한 행동을 알려줘서 어려워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도록 대처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가족이나 친구들의 지지와 함께 사고를 같이 경험한 사람들과 함께 집단치료를 하면서 서로 지지를 주고받는 것이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똑같은 사고를 당한 경우에도 어떤 사람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리고, 어떤 사람은 가벼운 정서적 후유증만 경험하고 넘어간다. 이는 사람마다 경험과 성격에 차이가 있으며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양상과 대처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에 스트레스에 잘 대처하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키는 것은 정신적 외상 후 후유증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이 되기도 한다.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은정 과장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대게 사건 발생 후 여러 증상을 경험하지만, 사건 발생 수 십년 후에도 이러한 장애를 겪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외상이 없더라도 가급적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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