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임신중독증, 두려워 마세요!
[특별기고] 임신중독증, 두려워 마세요!
  • 김영남 부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0.1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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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남 부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 (대한모체태아의학회 학술위원)

 

“출산 후 경련이 나타났어요. 그 과정 중 폐에 이상이 왔습니다” 

한 여배우가 방송에서 전자간증(이하 임신중독증) 투병을 고백했다. 건강한 산모에서 임신 중 혹은 출산 이후 발병한 경련은 대개 임신중독증에 의해 발병한다. 방송 이후 임신중독증에 대한 문의가 많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서 임신중독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간 ‘임신중독증’이라는 질환에 대한 인식은 저조한 편이었다. 하지만 지만 최근 유명인들의 투병사례를 비롯해 TV드라마에서 소개되며 ‘임신부라면 누구나 임신중독증에 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출산의 고통보다 더한 고통이 임신중독증의 고통”이라는 한 드라마의 대사처럼 임신중독증을 겪는 임산부의 고통이 크기에, 이를 함께 헤아리고 빠른 관리를 돕는 사회적인 관심도 중요하다. 

임신중독증 환자가 증가추세에 접어든 것도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임신중독증으로 병원을 찾은 우리나라 환자는 최근 5년간(2013~2017) 31% 증가했으며 작년 한 해 동안 그 수가 1만여 명에 육박했다. 임신중독증 고위험군에 속하는 35세 이상 환자의 증가는 임신중독증 발병증가로 이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 따르면 임신중독증으로 병원을 찾은 35세 이상 여성은 2013년 2089명에서 2017년 3704명으로 77% 증가했다. 이는 동시기 35세 이하 환자의 임신중독증 증가율 13%에 비해 월등한 증가다.

임신중독증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은 의료인의 관점에서 아주 환영할 일이다. 임신중독증은 과다출혈에 이은 산모사망의 주요원인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산모가 분만 중 과다출혈로 사망할 수 있듯 임신중독증 역시 건강하던 산모에게 분만 전후 경련, 뇌출혈, 폐부종 등 다양한 형태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실제로 임신중독증을 미리 인지하고 관리하지 못해 긴급히 출산하거나 합병증으로 힘든 치료를 받는 경우도 많다.

임신중독증은 예전에 사용되던 의학용어로 최근에는 ‘임신 중 고혈압질환’으로 명명하며 만성고혈압, 임신성 고혈압, 전자간증, 자간증, 가중합병전자간증 등으로 세부분류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일반사람에게는 임신중독증으로 통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임신 중 고혈압질환 분류 중 임신중독증은 기존에 정상혈압이었던 여성이 임신20주 이후 혈압이 140/90mmHg 이상의 고혈압이 나타나고 여기에 단백뇨가 검출되거나 혈소판감소증, 신부전, 간기능부전, 폐부종, 뇌증후군 또는 가시적증상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경련 발작이 일어나는 자간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의학용어로는 ‘전자간증’이라고 불린다. 

임신중독증은 원인과 예방법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원칙적인 치료법은 분만이다. 이 때문에 임신중독증을 무작정 두려워하는 임산부들도 있다. 하지만 임신중독증은 예방할 수는 없어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관리한다면 산모와 태아 모두 건강한 출산을 맞이할 수 있다.

임신중독증 관련 증상은 일반적인 임신증상과 유사하여 산모와 가족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부에게 고혈압, 단백뇨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심한 두통, 부종, 시력장애, 상복부 통증, 급격한 체중증가 등이 나타날 시 전문의와의 상담과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예전에는 고혈압이나 단백뇨증상이 나타난 이후에야 임신중독증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의료진단기술의 발달로 산모의 혈액으로 임신중독증의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임신중독증이 발병할 것인지 예측하고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적절한 시기의 임신중독증 위험확인은 산모 및 태아의 사망률 감소와 더불어 적극적인 치료, 최적의 분만시기 결정에 도움이 된다. 

임신중독증의 발병위험이 큰 첫 임신, 35세 이상, 다태임신, 과거력 및 가족력, 비만, 고혈압, 당뇨이력의 여성은 임신 중 임신중독증 예측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다. 작년부터 임신중독증의 과거력 또는 가족력, 다태임신, 고혈압, 단백뇨, 태아성장지연, 간효소 증가 중 하나라도 해당하는 임신 20~34주 사이의 임산부라면 건강보험이 적용돼 검진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오늘은 임산부의 날이다. 오늘을 계기로 조금 더 적극적으로 임산부 자신의 건강을 살피고 대비하면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와의 만남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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