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시대를 맞아 반려동물도 노령견이 많아졌다. 하지만 보호자는 반려동물이 밥을 잘 안 먹거나 털에 윤기가 나지 않아도 나이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노령견에게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중 치과문제에 대해 알아보자.
“물을 먹고 나면 코로 물이 나오거나 기침을 합니다. 구강에 악취가 심하고 밥을 씹어서 먹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치과치료를 받고 싶지만 나이가 많아 걱정이고 다른 질환도 있을 것 같아 치료하기가 망설여집니다.“
노령견이 치과치료를 위해 동물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구강상태가 심각한 경우가 많다. 나이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갈까 봐 치료를 망설인 것이 원인. 이쯤 되면 보호자는 생각한다. ‘구강상태가 너무 심각해 이런 상태로 사는 게 너무 힘들겠구나. 앞으로 얼마나 살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수명 동안 적어도 먹을 때만이라도 안 아프게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만에 하나 잘못되더라도 그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마음이다.
심각한 구강문제가 생긴 노령견을 바라보는 보호자의 심정은 절박하다. ▲구강에 악취가 나거나 ▲눈 밑에 피부궤양이 지속되고 ▲물을 먹고 기침을 한다거나 ▲코로 물이 흘러나오는 등 구강 이외에 다른 곳에서도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한다. 이런 경우라면 대개 다른 질병도 함께 갖고 있다. ▲간수치가 좋지 않거나 ▲심장병을 앓고 있거나 ▲빈혈이 있을 수도 있다.
우선 이러한 노령견이 과연 치과치료를 견딜 수 있을지 판단하려면 노령견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야한다. 청진, 시진, 촉진, 혈액검사, 방사선검사 등으로 전체적인 건강상태를 이해하고 평가한 후 치료여부를 가늠한다.
검사 후 치료가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치과치료에 들어간다. 물론 치료 전과 후에는 노령견의 건강상태에 따라 기저질환도 계속 치료해야한다.
노령견도 치과치료를 받으면 구강상태가 좋아질 수 있다. 치아가 없어도 밥을 잘 먹고 활력이 좋아지고 구취도 없어진다. 심각한 치주질환이 단지 나이 들어서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나이 들었기 때문에 치주질환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은 버려야한다.
물론 노령견은 건강한 반려견보다 치료 후 수명이 길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몇 달에서 몇 년을 살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 수명 동안 오복 중 하나인 구강건강은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반려견이 노령인데 마취를 견딜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필자는 시원한 답을 할 수 없다. 필자는 반려동물이 치료받을 수 있는 상태인지 아닌지 판단하기만 할 뿐이다. 결정은 오로지 보호자의 몫이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면 반려동물이 더 나이 들기 전에 한 번쯤 동물병원에 데려오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