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③ 치매 진행속도 늦추는 ‘약물치료’
대한치매학회·헬스경향 공동기획 [치매 이야기] ③ 치매 진행속도 늦추는 ‘약물치료’
  •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0.1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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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가운데 여성의 기대수명이 2030년 이후 세계 최초로 90세를 넘어설 만큼 우리나라의 고령화 진행속도는 가파르기 그지없습니다. 이 추세로 본다면 우리나라는 조만간 장수국가 일본을 넘어 세계 최장수국이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하지만 아직도 치매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현실입니다. 이에 헬스경향은 대한치매학회와 함께 시리즈칼럼을 통해 오해와 편견에 사로잡힌 치매의 첫 단추부터 마지막 단추까지 제대로 맞춰봄으로써 치매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김희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치매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치매는 질병진행을 차단하거나 원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제가 현재까지 개발되지 않았다.

치매완치를 위한 치료제가 등장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지만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각종 약물치료, 정서적지지, 환경조절, 행동적접근, 가족교육 등으로 환자나 간병가족의 고통과 부담을 덜 수 있다.

알츠하이머치매와는 달리 혈관성치매의 경우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할 경우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 회복되기도 한다. 실제로 혈관성치매의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 당뇨병, 고지질혈증, 비만, 흡연, 심장병을 조절하면 치매예방효과가 크다.

치매치료제로는 치매전문치료약물과 치매치료보조약, 그리고 정신행동문제에 대한 약물치료 등 크게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

치매전문치료 약물은 입으로 먹는 약, 피부에 붙이는 패취제, 마시는 액체형태가 있다. 치매가 진행되면 뇌 신경전달물질의 변화가 일어나는데 특히 아세틸콜린이란 물질이 감소해 인지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막기 위해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를 사용하게 된다.

표적으로는 도네페질(donepezil), 리바스티그민(rivastigmine), 갈란타민 (galatamine)이 있다. 다른 성분인 정확한 뇌 신호를 전달하는 데 효과가 있는 NMDA수용체 길항제 메만틴 (memantine)도 중증치매환자에게 쓰이고 있다.

이 약물들은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약 6개월에서 2년 정도 경과를 늦출 수 있으며 효과는 병의 초기와 중기에 큰 것으로 알려졌다. 꾸준하게 복용했을 때 장기적으로 질환의 악화속도를 늦춘다.

치매치료제는 질병을 완치시키지 못하지만 꾸준하게 복용하면 진행속도를 늦출 수 있다.

치매치료 보조제는 항산화제, 콜린성보조제 등이 있다. 유해산소에 의한 신경세포의 손상을 감소시켜 전문치매약과 병용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보조제복용만으로는 치매발생을 억제하거나 진행을 늦추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정신행동문제에 대한 약물치료는 치매환자가 우울증, 환각, 망상, 초조 등 다양한 행동증상을 보일 때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치매간병인에게 큰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정신행동 문제에 대한 약물치료는 환자가 보이는 증상에 따라 약물을 사용하며 증상이 조절되면 일정 기간 유지 후 약물을 끊는 것이 원칙이다. 사용하는 약물로는 항정신병약물과 항우울제가 있다.

치매에 대한 인식이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관리하고 사회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로 변하고 있다. 치매를 약으로 치료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초기에 진료하고 비약물적 치료를 꾸준히 병행하면 진행시기를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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