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바나나가 면역과일의 대명사가 된 이유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바나나가 면역과일의 대명사가 된 이유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0.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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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바나나가 면역력을 높인다는 내용이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 자주 나온다. 특히 반점이 생긴 바나나가 효과가 좋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단순히 일본 연구결과로 인용되면서 이전의 방송내용이 반복되고 있다. 심지어 가짜뉴스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바나나가 면역력을 높인다는 내용은 과연 근거가 있을까.

필자는 구글을 통해 다방면으로 검색한 결과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은 ‘Food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15권 3호, 2009년)’에 실린 ‘바나나의 변형과 숙성에 따른 생물학적 반응조절물질 활성의 차이(Differences in Biological Response Modifier-like Activities According to the Strain and Maturity of Bananas)’ 제목으로 일본 도쿄대학교 제약과학학부에서 연구된 논문이었다.

논문내용을 간단하게 살펴보면, 쥐에게 에틸렌을 이용해 숙성시킨 바나나를 쥬스형태로 복강내주사와 구강복용을 시켰다. 숙성바나나는 실험군마다 기간을 다르게 했는데 7일째 갈색반점이 생겼고 10일째 껍질전체가 갈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숙성바나나를 복강내 주사처치 및 2주 동안 복용시킨 후 호중구, 대식세포, 사이토카인(TNF-α, IL-12)의 변화를 관찰했다. 또 숙성에 따른 바나나 속의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함량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결과, 호중구는 숙성기간이 길수록 점차 증가하다가 7~10일째 숙성 바나나에서 가장 높았다. 대식세포 역시 7~10일째 가장 현저하게 관찰됐다. 종양괴사인자(TNF-α)와 인터루킨-12(IL-12) 활성도 숙성 7일째 가장 높아졌다.

호중구는 백혈구의 일종으로 최전방에서 병원체에 대항하는 면역세포이고 대식세포는 우리 몸속의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잡아먹는 작용을 한다. 종양괴사인자와 인터루킨-12는 면역활성을 높이는 단백질들로 항암작용을 나타낸다.

논문의 내용을 살펴 본 결과, 바나나는 인간에게도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 같다. 아마도 바나나 속 생리활성물질이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것으로 여겨진다. 특히 갈색반점이 나타난 바나나일 때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반면 도파민은 껍질에서 숙성 1일째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다가 점차 낮아졌다. 과육부분에서는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세로토닌 역시 껍질과 과육 모두에서 1일째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다가 점차 낮아졌다. 도파민과 세로토닌은 심리적 안정효과가 있는 물질들로 바나나 속의 도파민함량은 세로토닌의 2배 정도였다.

바나나 속 생리활성물질이 면역세포의 활성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갈색반점이 나타난 바나나일 때 가장 효과가 좋다.

바나나에는 마그네슘이 풍부해 심리적인 안정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여기에 도파민과 세로토닌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라면 숙성되기 전 노랗게 잘 익은 바나나를 껍질 째 먹는 것이 좋다. 만약 껍질째 먹는다면 베이킹파우더 등으로 잔류농약을 깨끗하게 씻어내야 한다. 껍질을 과육과 함께 믹서로 갈아 먹는 것을 권장한다.

바나나는 온도와 환경에 따라서 숙성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숙성기간과 무관하게 면역력을 높이고 싶다면 갈색반점이 나타났을 때 먹으면 된다. 하지만 갈색반점이 생긴 숙성바나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갈색반점이 나타나기 전이라도 숙성시간이 길수록 지속적인 상승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노랗게 익기 전의 녹색바나나도 저항성전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삶거나 구워 먹으면 좋다. 또 바나나 껍질을 벗겼을 때 보이는 굵은 하얀 명주실처럼 생긴 것도 먹는 것이 좋다. 이것은 바나나 과육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체관부다발로 섬유질과 영양소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바나나는 어떤 종류라도 모든 부분을, 아무 때나 먹어도 좋은 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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