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학제 협진 통해 ‘암을 넘어선 삶’ 추구하죠”
“다학제 협진 통해 ‘암을 넘어선 삶’ 추구하죠”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0.24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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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 대장암 - 경희의료원 이길연·이창균 교수

· 내·외과는 물론 치과·한방 교수와도 협진 시스템
· 다학제 맞춤치료·로봇 수술 등 완치율 향상 공신
· “음주·흡연·직화 고기 등 발병 촉진, 습관 바꿔야”
 

▶이길연 교수(왼쪽)는 우리나라 대장암수술분야 명의 중 한 명이다. 정교한 로봇수술을 통해 환자의 항문을 98%이상 보존하는 등 주변 조직을 다치지 않게 치료해 환자의 삶의 질 유지에도 탁월한 능력을 나타내고 있다. ▶ 이창균 교수(오른쪽)는 차세대 염증성장질환 명의다. 환자의 선제적치료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사회심리학적 지원도 돕고 있다. 특히 장질환의 빅데이터와 미생물에 걸쳐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해 주목받고 있다.
▶이길연 교수(왼쪽)는 우리나라 대장암수술분야 명의 중 한 명이다. 정교한 로봇수술을 통해 환자의 항문을 98%이상 보존하는 등 주변 조직을 다치지 않게 치료해 환자의 삶의 질 유지에도 탁월한 능력을 나타내고 있다. ▶ 이창균 교수(오른쪽)는 차세대 염증성장질환 명의다. 환자의 선제적치료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사회심리학적 지원도 돕고 있다. 특히 장질환의 빅데이터와 미생물에 걸쳐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대장암발병률은 10만명 당 45명꼴이며(세계 평균 17명) 위암과 함께 세계에서 발병률이 가장 높습니다. 다행히 치료율 역시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합니다. 이는 오롯이 국내 의료진의 피, 땀, 노력의 결과입니다. 헬스경향은 ‘명의에게 듣는 질환 A to Z’라는 기획기사를 통해 우리 의료진의 열정을 소개합니다. 이번 순서는 대장암입니다. 경희의료원 이길연 대장항문외과 교수(의과학연구원 부원장·외과 과장)와 이창균 소화기내과 교수를 만났습니다. <편집자 주>

중앙암등록본부에 따르면 국내 대장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약 75%다. 대장암도 위암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는 불치병이 아닌 셈. 과거에는 대장암치료를 위해 미국 등 선진국으로 가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외국의 명의가 우리나라에 방문해 대장암을 치료받을 정도다.

■당시 대장암환자 상태 및 수술경과

3월 대장내시경검사 결과 3기말(주변조직과 일부 림프절에 암세포가 침범한 상태)로 진단받은 김종훈(남·63) 씨는 6개월에 걸쳐 수십 차례의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진행한 뒤 수술에 들어갔다.

이길연 교수는 “당시 김종훈 씨의 상태는 전암성병변인 대장용종(폴립)이 수없이 많고 암세포가 전립선과 정낭에 붙어있어 항문을 살리기 쉽지 않있다”며 “게다가 골반이 매우 좁고 림프절이 비대해진 상태라 바로 수술을 진행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치료를 위해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치료방사선과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학제진료 후 맞춤치료를 시행했다. 6개월에 걸친 대장내시경 용종절제술, 항암화학요법 및 방사선치료를 통해 수술을 위한 몸 상태를 만들었다. 이후 이길연 교수의 로봇수술로 암세포제거에 성공했다.

인터뷰를 진행했던 2일, 이길연 교수는 “로봇수술로 직장절제를 했으며 골반에 전이된 림프절까지 제거했는데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어 환자가 장루 없이 생활할 수 있게 됐다”며 환히 웃었다.

이길연 교수는 “로봇수술은 출혈최소화, 수술시간단축, 장기(臟器)보존 90%이상, 장루불필요(말기제외) 등의 장점이 있다”며 “특히 주변림프절에 암세포가 침범한 경우, 골반이 좁고 전립선을 보존하면서 암세포를 제거해야하는 남성에 적용했을 때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생존비결…집단지성의 ‘다학제진료·정밀의학·장기보존’

경희의료원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미션은 ‘암을 넘어선 삶’이다. 이를 위해 의료진은 암 완치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선의 치료법이라고 평가받는 다학제진료를 도입했다.

이창균 교수는 “대장암환자의 경우 다학제진료를 통해 환자에게 맞춤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라며 “환자에 따라서는 수술 없이 내시경시술만으로 치료가 끝나거나 항암치료를 받지 않는 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길연 교수는 “외과의사로 수십 년을 살다 보니 나만의 생각에 갇혔던 경우도 있었지만 다학제협진을 통해 환자중심으로 치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경희의료원은 내·외과는 물론 치과·한방협진까지 실시하고 있다. 이길연 교수는 “같은 건물에 의·치·한이 모두 설치된 후마니타스암병원에서는 원스톱으로 암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상담·진료·치료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대장암의 원인 및 예방법

오랜 기간 채식에 길든 한국인에게 서구적 식습관과 생활환경변화는 대장암발병률의 급증을 야기했다. 이창균 교수는 “생활습관과 식생활변화가 대장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대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고 재발률과 전이율이 매우 높아 조기진단과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대장용종은 대장내시경을 통해 제거해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대장암은 조기발견 시 치료율이 90%에 달하지만 3기 이상 진행한 경우 절반으로 떨어진다.

현재 우리나라 50세 이상 국민은 매년 국가암검진사업에 따라 무료로 분변잠혈반응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이상이 있는 경우 대장내시경 무료검진도 가능하다.

이창균 교수는 대장암을 조기에 진단·치료하기 위해서는 국가암검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실제로 분변잠혈검사의 수검률은 40% 미만으로 매우 낮고 이 검사를 통해 양성판정을 받아도 대장내시경검사를 받는 사람은 절반 뿐”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끝으로 이길연 교수는 이제 더 이상 병원이 ‘치료’가 아닌 ‘예방’ 중심으로 변화해야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신의 유전자를 미리 알고 어떤 질병에 걸릴지 예측할 수 있다면 식생활습관개선을 통해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연구를 통해 모든 사람이 ‘암을 넘어선 삶’을 살 수 있도록 허브역할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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