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⑦ 자가면역질환, 체질 따라 걸릴 확률도 다르다?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⑦ 자가면역질환, 체질 따라 걸릴 확률도 다르다?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 승인 2018.11.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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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누구나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먼저 원인부터 찾기 마련이다. 갑작스레 체기가 생기면 먹은 음식 중에 잘못된 것이 있었는지 생각한다.

자가면역질환처럼 생소한 질환으로 진단받으면 누구랄 것 없이 모두들 ‘도대체 내가 왜 이런 질병에 걸렸지?’라는 의문이 들 것이다.

하지만 발병기전이 매우 복잡한 자가면역질환은 환자입장에서도 원인을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별히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 한번쯤은 '타고난 내 체질이 문제일까?'라는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된다. 과연 자가면역질환에 걸리기 쉬운 체질이 따로 있을까.

체질의학의 원조인 사상의학은 19세기 후반 이제마 선생이 창안한 것이다. 사람의 체질을 크게 ‘태양인, 소양인, 소음인, 태음인’ 등 네 가지로 분류하고 각각의 특성을 그의 저서 ‘동의수세보원’에 기록했다.

각 체질별로 타고난 체형과 성품이 다름은 물론 ‘태양인은 폐 기능이 강한 대신 간 기능이 약하고 소양인은 비위 기능이 좋은 반면 신장기능이 약하다’ 같이 체질별로 장기기능이 강하고 약함에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해 잘 걸리는 병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병이 들 때는 각 체질별로 약한 장기의 기능을 더욱 쇠하게 만드는 성정을 원인으로 꼽았다. 대표적으로 상승의 기운을 타고난 소양인의 경우 자주 화를 내면 복부 아래에 있는 신장기능이 손상된다고 했다. 하강의 기운을 타고난 소음인이 쾌락에 빠지면 상대적으로 복부 위에 위치한 소화기능이 약해진다고 적었다. 각 체질별로 병의 원인이 다르다는 것이다.

사상체질 개념을 세우고 완성시킨 동무 이제마의 초상. 출처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br>
사상체질 개념을 세우고 완성시킨 동무 이제마의 초상.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람의 체질에 따라 분노를 피하고 즐거운 일을 찾는 것이 좋을 수도 있고 적절한 분노가 신체기능을 활성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하니 참으로 흥미롭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을 뚜렷하게 찾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자가면역질환은 대체로 장기기능의 밸런스가 깨진 이후 결과적으로 찾아오기 때문이다. 또 누구나 몸을 망치는 생활로 병들기 시작하면 자가면역질환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체질에 따라 발병 이후에 생기는 증상이나 병의 진행양상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특정체질 때문에 유독 면역력이 약해지기 쉽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제마 선생은 ‘동의수세보원’의 마지막 부분에 건강을 위한 양생법을 기술했다. 각 체질별로 태음인은 겁내는 마음을 안정시킬 것, 소양인은 두려운 마음을 안정시킬 것, 태양인은 급박한 마음을 안정시킬 것, 소음인은 불안정한 마음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적었다.

하지만 이에 앞서 화타의 말을 인용해 “과로하지 말 것, 하루 두 번만 먹고 이미 먹고 난 후에는 더 먹지 말 것”이라고 했다. 100년도 전에 쓰인 글이지만 지금 시대에도 참으로 맞는 지적이다.

KBS 드라마 ´태양인 이제마´의 포스터 사진.

유전병처럼 태어날 때부터 병을 얻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은 강하고 약함이 다를 뿐이다. 자가면역질환의 경우 타고난 몸보다는 과로와 스트레스, 부적절한 음식섭취 등이 실제로 병을 만드는 가장 큰 요인인 것이다. 체질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지만 타고난 체질을 무너뜨리는 행동은 자신의 선택이다.

희귀난치성질환으로 진단됐어도 억장이 무너지고 치료법이 없다고 해서 절망할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올바른 치료와 생활관리를 지속한다면 어려워도 자가면역질환이라는 복잡하고 꼬인 실타래 역시 풀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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