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우리 강아지가 ‘똥꼬스키’ 선수가 된 이유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우리 강아지가 ‘똥꼬스키’ 선수가 된 이유는?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1.0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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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다솜 대표원장

강아지는 산책을 즐기다 다른 강아지를 만나면 서로 엉덩이냄새 맡느라 정신이 없다. 보호자가 보기에는 다소 민망하겠지만 강아지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강아지엉덩이에 달린 항문낭은 개체 고유의 냄새를 풍기는 액(항문낭액)을 분비하는데 이 냄새를 맡고 서로를 파악하기 때문이다. 

역으로 항문낭액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상대에게 인지시킬 수 있다. 따라서 강아지는 영역표시를 할 때 소변 외에 항문낭액을 사용하기도 한다.

항문낭액의 또 다른 기능은 변을 수월하게 보도록 조절하는 것이다. 원래 야생에서 생활했던 개는 사냥 후 동물의 살뿐 아니라 뼈까지 먹어 변이 딱딱하고 거칠게 나온다. 이때 항문낭액이 윤활제역할을 해 배변에 도움을 준다. 

이처럼 항문낭액은 영역표시나 배변 시 배출된다. 하지만 실내생활을 하는 반려견은 야생견보다 영역표시를 할 일이 많이 없고 사료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딱딱한 변을 거의 보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스레 항문낭액을 배출할 기회가 적다. 배출기능이 퇴화하는 경우도 있다고.

반려견이 항문낭액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점점 차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반려견은 궁여지책으로 입으로 항문주위를 핥거나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끄는 일명 ‘똥꼬스키’를 탄다. 보통 보호자는 반려견이 똥꼬스키를 타는 것을 보고 재롱을 부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은 반려견이 항문낭에 문제가 생겼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봐야 한다. 

반려견이 항문낭액이 꽉 찬 채로 생활하면 항문낭염, 최악의 경우 항문낭파열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빨리 동물병원에서 진단받아야한다. 항문낭염이 심하면 수술로 항문낭을 제거해야한다. 항문낭이 파열된 경우엔 치료기간이 길어지고 반려견이 극심한 고통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항문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반려견의 항문낭액을 주기적으로 짜야 한다. 항문낭액 냄새가 진하므로 반려견을 목욕시킬 때 짜주면 좋다. 항문낭액 짜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우선 항문낭의 위치를 파악한다. 반려견의 꼬리를 부드럽게 잡아 올리면 항문 기준 4시와 8시 방향에 항문낭이 보일 것이다. 손가락으로 만지면 포도알 정도로 단단한 항문낭이 느껴진다. 참 항문낭액 짜기 전에 되도록 비닐장갑 착용을 추천한다. 항문낭 아래에 엄지와 검지를 대고 누른 후 항문 쪽으로 올려주듯 짜주면 된다.

항문낭액을 잘못 짜면 통증만 생기니 반려견이 싫어할 수 있다. 인터넷동영상을 참고해 따라 해 본 뒤 그래도 잘 안되면 동물병원에서 배우도록 하자. 항문낭액은 2주에 한 번 정도는 짜줘야 한다. 그래야 사랑하는 반려견이 똥꼬스키를 타는 굴욕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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