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수능 전 불안한 마음 다스리는 법
[특별기고] 수능 전 불안한 마음 다스리는 법
  • 김은지 강남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ㅣ정리·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11.0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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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지 강남 서울청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레 수능이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사실 필자는 수능을 치룬 지 10년이 훌쩍 넘었는데도 여전히 수능 보는 꿈을 꾼다. 며칠 전에는 1교시 언어영역 첫 페이지에서 넘어가지 못하는 악몽을 꾸다가 깨서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하물며 곧 수능을 치룰 대한민국의 많은 수험생들은 이 시기 마음의 평화를 지키려 얼마나 고군분투하고 있을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않는다.

수험생들이 병원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얘기는 ‘결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이다.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이러한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다. 하지만 불안이 지나치면 절망적인 결과를 상상하며 미리 낙담하거나 현재 해야 할 일에 정작 집중하지 못하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불안감을 최소화하면서 남은 기간의 경주를 마칠 수 있을까? 

우선 불안이라는 감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무조건 불안감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것은 오히려 더 불안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수능을 앞둔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나만이 아니라 모든 수험생이 비슷한 불안을 느끼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느끼는 불안을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는 그대로 스스로의 감정을 바라볼 때 오히려 감정에 대한 통제감을 스스로 느낄 수 있다.

또 현재의 불안을 있는 그대로 느끼면서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과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은 현재 내가 발휘할 수 있는 능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많은 수험생이 시험이 다가올수록 평소만큼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발휘되지 않아 더 심한 불안을 느끼고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이라도 집중과 노력을 다하는 것이 결국에는 차이를 만들어낸다. 나의 컨디션이 100점이 아니라도 그 상태 그대로 가능한 만큼의 집중과 노력을 다하는 것, 그것이 길고 긴 경주의 끝에서 더 적은 후회와 아쉬움을 남기고 더 큰 보람과 성취감을 줄 것이다.

좋은 결과를 거둬야한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는 것도 중요하다. 프로야구 경기를 보다가 선수들이 어이없는 폭투나 악송구를 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잘해야 한다는 중압갑은 오히려 실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좋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과정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마음이 급할수록 결국은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 것이다.

불안감이 지나쳐 시험을 칠 때마다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면 불안을 조절해주는 약물치료를 받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나 프로프라놀롤 같은 교감신경차단제가 대표적이다. 음악가들도 보다 나은 연주를 위해 이러한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으며 중요한 발표를 앞둔 회사원들에게 처방되기도 한다. 단 시험 며칠 전에 미리 약물을 복용해서 효과와 부작용을 확인해야한다.

수능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는 내 불안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그간의 노력에 대해 스스로를 격려하고 믿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보다는 마지막까지 현재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또 과하게 공부계획을 세우지 말고 시험 당일까지 수면과 생활패턴을 잘 지키면 어느새 길고 긴 경주를 마치고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다가와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의 경험상 수능 전날밤에는 평소에는 없던 불면증상이 올 수 있는데 이때 시계를 보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누워 잠을 청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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