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난치성피부질환 ‘아토피’를 기능성화장품으로 해결한다고?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난치성피부질환 ‘아토피’를 기능성화장품으로 해결한다고?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 승인 2018.11.09 16: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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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얼마 전 아이의 피부질환이 염려돼 피부과를 찾았다. 과잉진료 없이 명성 높은 의사라 내심 기대하며 찾아갔다. 이곳은 진료실 문을 활짝 열어놓는데 의사의 목소리가 어찌나 쩌렁쩌렁한지 대기실 밖까지 대화내용이 가감 없이 들린다.
 
연세 지긋한 할머니 한 분이 ‘의사 양반, 저는 세안만 하면 피부가 따갑고 간지러워 참을 수가 없어. 센 약으로 지어줘요!’라고 말하자 의사 왈 ‘어르신, 지금까지 쓰던 화장품과 샴푸, 모두 중단하고 물세안만 하세요. 또 비누로만 가볍게 하세요. 일주일 후에도 계속 불편하면 다시 오세요.’ 

요즘처럼 온도차가 큰 환절기가 되면 건조증과 참기 힘든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아토피질환자들은 더욱 괴로워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아토피성피부염으로 병원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7년 93만3979명으로 집계됐다. 2016년 기준 0~9세의 소아아토피가 41.4%, 10대 18.6%, 20대 12.5%로 나타났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다. 

매년 증가하는 피부질환이라는 사실을 반영하듯이 2017년 식약처는 기능성화장품 11종의 인정범위를 ‘피부에 보습을 주는 등 아토피피부의 건조함 등 개선목적’으로까지 확대했다.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힌다는 취지에서다.

아토피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아토포스(Atophos)다. 이는 ‘알 수 없는’ ‘기묘한’ ‘이상한’ ‘비정상적인’ 이라는 뜻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아토피피부염이란 서양의학에서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지 못한 ‘알 수 없는’ 피부질환인 것이다. 아토피의 의학적 정의는 ‘항원-항체반응 중 그 기전이 불명확한 반응’이다.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하나. 과연 기능성화장품이 의학적으로도 그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아토피피부 개선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아토피성피부의 특징은 각질층의 수분함량이 낮고 표피를 통한 수분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또 피지분비량이 낮으며 세포간지질 중 세라마이드함량이 낮다. 이러한 피부환경으로 인해 피부가 손상됐을 때 치유속도가 낮아 아토피가 재발되는 악순환을 겪는 것이다. 

물론 아토피피부염 예방과 증상완화에 ‘보습’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피부의 자연치유력을 올려 생리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으로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천연보습인자인 피지를 늘려 촉촉한 피부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화장품은 기본에 충실해야한다. 걱정되는 것은 기본에 집중해야할 화장품이 아토피피부를 위한 ‘프리미엄화장품’으로 포장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점이다. 의료기관에서도 아토피치료를 위한 확실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화장품에 아토피라는 질병명을 사용하는 것이 정말 합당할까. 결국 기능성화장품이라는 미명 아래 부질없이 아토피환자들의 기대감만 상승시키는 것은 아닐까. 

이쯤 되면 우리 동네 의사선생님의 치료법이야말로 진짜 ‘기본’에 충실한 솔루션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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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스 2018-11-09 18:29:56
한박사님 글은 언제나 굿이네요^^

한주영 2018-11-09 18:25:03
기본에 충실하자~~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