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우병 대표합병증 ‘혈우병성 관절염’ 예방 길 ‘활짝’
혈우병 대표합병증 ‘혈우병성 관절염’ 예방 길 ‘활짝’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1.1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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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병원 유철우 교수팀, 10년간 추적검사…사춘기 이전 치료 시작 시 저용량으로 예방 可

혈우병환자에서 가장 흔하고 심각한 대표적 합병증인 ‘혈우병성 관절염’을 보다 쉽게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을지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유철우·김주영, 영상의학과 전동진 교수팀은 2005년부터 10년간 이 병원의 만 1세부터 40세까지의 A형 중증 혈우병 환자 42명을 추적 검사했다. 그 결과 사춘기(16세) 이전부터 관리하면 적은 용량의 치료제로도 혈우병성 관절염(hemarthropathy)을 평생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을지대병원 유철우·김주영, 전동진 교수팀은 사춘기 이전부터 관리하면 적은 용량의 치료제로도 혈우병성 관절염을 평생 예방할 수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가 없어 상처가 나도 피가 잘 멈추지 않는 유전병이다. 특히 중증의 혈우병환자들은 반복적인 관절 출혈로 인해 30대 중반부터 여러 관절에 심각한 관절염이 발생해 신체활동에 제약을 받으며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혈우병환자의 관절염은 어릴 때부터 2~3일 간격으로 고용량의 혈액응고인자를 투여해 혈중활성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예방할 수 있다. 이에 WHO에서는 혈우병환자의 원칙적 1차 치료로 이를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혈액응고인자 농축제제가 워낙 고가(高價)여서 유럽 등 부유한 국가가 아니면 적용할 수 없었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2005년까지 예방요법이 시행되지 못한 실정이었다.

연구팀은 이런 재정문제를 해결하고 관절 출혈 횟수를 줄여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WHO권고 용량이 아닌 국내 보험기준에서 출혈치료 시 허용한 용량인 중간용량으로 예방요법을 시행했다. 

즉 2005년부터 10년간 이 병원의 환자 42명을 만 1~10세(A), 11~20세(B), 21세 이상(C) 등 총 세 군으로 눠 혈우병성 관절염의 임상 측정법(P-score)을 통해 비교분석한 것이다.

13점 이상 :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 / 20점 이상 : 관절 장애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려운 수준

그 결과 예방요법을 시행하지 않았을 때(그래프 청색 선)보다 시행 했을 때(흑색 선) 나이에 따른 관절염의 진행 속도가 11배나 감소했으며 관절 출혈 횟수도 평균 70%나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관절염의 진행은 예방요법을 시작한 나이가 어릴수록 더욱 늦었다. 5세쯤 예방요법을 시작하면 삶의 질이 나빠지는 P-score 13점에 도달할 때까지 279년, 16세 경 시작하면 89년이나 걸렸다. 즉 이 합병증에서 평생 해방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17세 이상의 나이에서 시작한 경우 효과를 볼 수 없었다. 

유철우 교수는 “한국의 혈우병 예방요법에 대한 장기간 관찰 결과를 최초로 보고한 이 논문은 SCI 학술지인 ‘Haemophilia’(혈우병)에 게재됐다”며 “향후 국내 혈우병 환자의 예방요법에 대한 객관적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경제적인 이유로 WHO가 제시하는 충분한 용량의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없는 국가들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많은 소아 환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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