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건우병원이 제안하는 관절건강이야기] 퉁퉁 붓고 아픈 엄지발가락…통풍 아닌 ‘엄지관절염’ 신호?
[연세건우병원이 제안하는 관절건강이야기] 퉁퉁 붓고 아픈 엄지발가락…통풍 아닌 ‘엄지관절염’ 신호?
  • 주인탁 연세건우병원 원장ㅣ정리 최혜선 객원기자 (desk@k-health.com)
  • 승인 2018.11.22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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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탁 연세건우병원 원장
주인탁 연세건우병원 원장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된 엄지발가락 통증. 인터넷에 찾아보면 백이면 백 ‘통풍’이라고 말한다. 환자는 자신의 식습관이나 잦은 음주 때문이라고 생각하고는 이내 행동한다. 진통·소염제를 먹거나 육류를 멀리하고 술을 줄인다.

만일 통풍이라면 위와 같이 행동했을 때 분명 증상이 호전돼야한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도 호전이 없으면 곧장 족부의사를 찾기를 권한다. 정확한 병명은 통풍이 아닌 ‘엄지관절염’이기 때문이다.

발가락에 관절염이라니? 매우 생소할 것이다. 하지만 엄지발가락도 관절 사이에 연골이 있다. 따라서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관절염은 발가락에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으며 실제 족부병원에서는 그리 희귀한 질환도 아니다.

하지만 통풍과 증상이 비슷해 환자들은 혼동하기 쉽다. 두 질환 모두 엄지발가락에 심한 통증과 부종, 열감 등이 나타난다. 그래도 차이점은 분명히 있다. 바로 엄지관절염은 엄지발가락을 위, 아래로 움직이기 어려운 무지강직증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통풍 관련 약을 복용한 뒤에도 증상 호전이 없거나 엄지발가락을 움직이기 불편하고 또는 잠김증상이 있다면 족부의사를 찾아 하루빨리 관절염치료를 시작해야한다. 더 보태자면 엄지발가락은 우리 보행에 60%를 책임지는 부위다. 따라서 관절염이 진행되면 보행에 심각한 장애를 유발해 무릎, 고관절, 척추 합병증을 유발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발가락 전체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적극 치료해야한다.

엄지관절염은 관절간격 소실과 증상에 따라 초기-중기-말기로 구분한다. 초기라면 약물과 재활치료로 병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초기를 넘어가면 통증이 심하고 강직증상이 동반돼 수술이 필요하다. 중기환자의 수술은 교정술로 진행된다. 교정술은 관절면을 마모시키는 관절연골의 골극(관절염으로 뼈가 돌출된 부분)을 제거한 다음, 통증의 주원인인 두꺼워진 활액막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중기 관절염 치료에 효과적이다.

인공관절치환술도 지레 걱정할 필요는 없다. 발은 우리 몸에 2% 남짓한 작은 면적이며 발가락은 이 중 가장 작은 부위다. 따라서 발목, 무릎의 인공관절치환술보다 통증과 입원, 회복 부담이 한결 적다.

안타깝게도 필자가 만난 중기 이상의 엄지관절염환자는 질환을 모르고 방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는 것이 힘’. 이 칼럼을 읽고 있다면 가족, 주변 지인에게도 관련 정보를 알려주자. 당신의 작은 노력이 수많은 환자에게 조기치료의 기회를 제공해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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