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⑩ 온찜질 VS 냉찜질, 류마티스 관절염에는 뭐가 좋을까?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⑩ 온찜질 VS 냉찜질, 류마티스 관절염에는 뭐가 좋을까?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2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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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몸이 쑤시고 결릴 때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법으로 찜질이 있다. 찜질은 온도에 따라 온찜질과 냉찜질로 구분할 수 있다. 간혹 내 상태에 어떤 찜질이 맞는지 헷갈리는 환자가 많다.

만약 극심한 관절통증이 동반되는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어떨까.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보았을 때 류마티스관절염에는 냉찜질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환자분들 스스로는 온찜질을 하는게 몸이 더 편해지고 좋은 것 같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과연 어떤 것이 정답일까.

냉찜질은 피부와 근육의 온도를 떨어트리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혈류속도가 감소되어 부종이 줄어들고 대사속도가 떨어져 염증반응이 더디게 일어난다. 또한 감각을 마비시키는 효과로 진통작용을 나타내기도 한다.

온찜질은 이와 정반대로 조직 온도를 높인다. 혈관은 이완되어 혈류가 증가하며 조직으로 공급되는 산소와 회복물질의 양이 증가한다. 또한 신체조직이 따뜻해지면서 유연성도 증가한다. 

종합해보면 냉찜질은 부종과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줄이는 목적으로 쓰인다. 대부분의 부상 초기나 운동 직후에 적합하다. 온찜질은 부종을 유발할 수 있지만 신체 조직의 회복속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회복단계에 접어든 모든 부위에 두루 쓰일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이중 어디에 해당할까. 관절의 붓기와 열감이 심한 급성 염증상태라면 냉찜질이 적합하다. 하지만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이 모두 급성 염증상태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발병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았거나 초기엔 급성 염증 반응이 많아도 치료 경과가 양호한 경우에는 혈액검사상 염증수치가 정상범위로 떨어진다. 심지어 관절의 염증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상태로 류마티스 관절염을 관리해 나가는 환자도 적지 않다.

사진은 관절변형이 생긴 류마티스관절염환자 손. 출처 : 위너한의원
사진은 관절변형이 생긴 류마티스관절염환자 손. 출처 : 위너한의원

이런 경우라도 관절에 염증반응은 없지만 환자는 지속적으로 움직임에 제한을 느끼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다. 대부분 통증이 심했던 기간 동안 제대로 근육을 쓰지 못해 근위축이 오고 관절주변 조직이 유착되어서 발생한 결과이다. 마치 오랫동안 깁스를 했던 부위가 깁스를 푼 뒤에도 경직되어 잘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관절염증이 없는데도 제대로 구부러지거나 펴지지 않고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내가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기 때문에 냉찜질이 좋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근육 위축과 유착이 있는 부위는 적극적인 온찜질로 혈류순환을 촉진시키고 결합조직을 유연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재활운동도 능동적으로 해야 한다. 특히 관절의 가동범위에 제한이 있는 환자들은 재활운동 중에도 습관적으로 기존의 가동 범위 까지만 힘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재활 운동 전  충분한 온찜질로 관절 주변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면 재활운동 시 관절의 가동범위를 점차 늘려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필자는 류마티스관절염의 관리를 위해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냉찜질보다는 온찜질을 권장할 때가 많다. 또한 관절 가동범위를 늘려주고 근력을 키워주는 재활운동을 꼭 하게 한다. 물론 운동만으로 류마티스를 고치기는 힘들다. 하지만 적극적인 운동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류마티스는 당뇨나 고혈압처럼 평생을 두고 관리해야 되는 질환이라 정해진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나의 몸 상태에 맞고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관리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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