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별로 다른 자궁근종 치료법…‘다학제적 진료’ 필요성 대두
병원별로 다른 자궁근종 치료법…‘다학제적 진료’ 필요성 대두
  • 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1.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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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42) 씨는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후 고민이 많다.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지 아리송해서다. 보통 ‘치료법’은 의사의 재량에 맞게 이뤄지는 게 보통이지만 여러 의사로부터 제각기 다른 치료법을 권유받았다면 결국 이는 환자의 선택이 된다. 

김 씨도 이런 사례다. 갑작스레 증가한 생리량으로 인해 빈혈기운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더니 두 곳에서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았다. 산부인과에서는 절제수술을 권했고 다른 클리닉에서는 자궁근종 하이푸치료를 추천했다. 

그는 결국 올겨울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진단받을 것을 결심했다. 친언니로부터 한 자리에서 다양한 진료과 의사의 진단을 한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다학제적 진료’에 나서는 병원을 추천받았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은 이제 여성질환의 대명사로 꼽힐 정도로 대중에게 잘 알려졌다. 자궁근종은 실제로 가임기여성 10명 중 3~5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월경과다 이외에는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내버려두는 게 대부분이다. 과거엔 이를 숨기거나 혼자 앓는 여성이 많았지만 최근엔 스스로 적극 치료에 나서는 분위기다. 환자가 젊어지는 것도 한몫한다.

문제는 자궁근종을 바라보는 의료진의 시선이다. 자궁근종 치료는 산부인과·영상의학과 등에서 이뤄지는데 각 병원 의사의 선호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리 처방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자궁근종 치료법으로는 ▲호르몬 약물치료 ▲자궁근종 절제술 ▲자궁근종 색전술 ▲자궁근종 하이푸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문제가 심한 경우 자궁적출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재욱 센터장은 “자궁근종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이라며 “최근 생리량과 생리통의 징후가 평소와 다르다면 자궁질환검진을 받아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치료의 핵심은 의사의 취향이 아닌 환자에게 최선의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하이푸치료가 유행한다고 해서 이 방법만 조언하거나 무조건적인 자궁적출을 권하는 등 한가지 치료법만 고집하는 의료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보다는 여러 의료진의 다학제적 치료를 통해 가장 최적화된 ‘맞춤치료’에 나서야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민트병원은 산부인과·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협진하며 이들 치료법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 한 환자의 케이스를 두고 3~4명의 의료진이 토론하며 가장 적합한 치료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근종상태나 증상뿐 아니라 환자의 직업, 경제사정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만족도가 높다고.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메이요클리닉 의료진도 이 병원을 찾아 자궁근종 통합치료 현장을 둘러보고 간 바 있다. 메이요클리닉의 경우 미국 내에서 MRI를 이용한 하이푸 치료를 가장 많이 하는 병원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민트병원에 방문한 메이요클리닉 김보현 박사는 “최근엔 MR하이푸를 활용한 자궁근종치료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여서 관련 치료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민트병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단 미국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대학병원 등을 찾으면 방문하는 병원의 진료과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산부인과를 통하면 주로 수술이 이뤄지고 영상의학과로 오면 MR하이푸치료를 받기에 더 수월한 식이다. 

김보현 박사는 “민트병원의 경우 어떤 경로를 통하더라도 적합한 치료, 환자의 선호도가 높은 치료를 중점으로 진료를 봐주는 점이 환자에게 아주 큰 메리트”라고 평했다. 또 김영선 원장은 “민트병원에서의 자궁근종치료는 획일적인 치료대신 정밀검진 이후 다학제적 진료로 맞춤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영선 원장에 따르면 최근 환자들 사이에서 ‘무침습 치료’인 하이푸 치료가 인기를 얻고 있어 무작정 이 치료법을 요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물론 자궁근종 하이푸는 훌륭한 치료법이지만 누구에게나 무작정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 하이푸 치료가 어려운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백업치료’가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김재욱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장은 “민트병원은 최신 치료보다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자궁근종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3개월 새 생리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생리통이 심하거나 계단을 1층 이상 오르는 등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어지러운 기분이 들며 얼굴에 핏기가 없고 점막·귓불이 하얗게 질려 있다면 자궁질환검진을 받아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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