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주부 김 모(42) 씨는 최근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은 후 고민이 많다. 어떤 치료법을 선택해야 할지 아리송해서다. 보통 ‘치료법’은 의사의 재량에 맞게 이뤄지는 게 보통이지만 여러 의사로부터 제각기 다른 치료법을 권유받았다면 결국 이는 환자의 선택이 된다.
김 씨도 이런 사례다. 갑작스레 증가한 생리량으로 인해 빈혈기운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더니 두 곳에서 자궁근종으로 진단받았다. 산부인과에서는 절제수술을 권했고 다른 클리닉에서는 자궁근종 하이푸치료를 추천했다.
그는 결국 올겨울 한국에서 다시 한 번 진단받을 것을 결심했다. 친언니로부터 한 자리에서 다양한 진료과 의사의 진단을 한 자리에서 받을 수 있는 ‘다학제적 진료’에 나서는 병원을 추천받았기 때문이다.
자궁근종은 이제 여성질환의 대명사로 꼽힐 정도로 대중에게 잘 알려졌다. 자궁근종은 실제로 가임기여성 10명 중 3~5명이 갖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월경과다 이외에는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거의 없어 모르고 내버려두는 게 대부분이다. 과거엔 이를 숨기거나 혼자 앓는 여성이 많았지만 최근엔 스스로 적극 치료에 나서는 분위기다. 환자가 젊어지는 것도 한몫한다.
문제는 자궁근종을 바라보는 의료진의 시선이다. 자궁근종 치료는 산부인과·영상의학과 등에서 이뤄지는데 각 병원 의사의 선호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리 처방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자궁근종 치료법으로는 ▲호르몬 약물치료 ▲자궁근종 절제술 ▲자궁근종 색전술 ▲자궁근종 하이푸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문제가 심한 경우 자궁적출이 필요할 수도 있다.
김영선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 원장은 자궁근종치료의 핵심은 의사의 취향이 아닌 환자에게 최선의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하이푸치료가 유행한다고 해서 이 방법만 조언하거나 무조건적인 자궁적출을 권하는 등 한가지 치료법만 고집하는 의료진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보다는 여러 의료진의 다학제적 치료를 통해 가장 최적화된 ‘맞춤치료’에 나서야 환자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민트병원은 산부인과·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협진하며 이들 치료법을 모두 적용하고 있다. 한 환자의 케이스를 두고 3~4명의 의료진이 토론하며 가장 적합한 치료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근종상태나 증상뿐 아니라 환자의 직업, 경제사정 등 라이프스타일까지 고려해 만족도가 높다고.
이와 관련해 최근 미국 메이요클리닉 의료진도 이 병원을 찾아 자궁근종 통합치료 현장을 둘러보고 간 바 있다. 메이요클리닉의 경우 미국 내에서 MRI를 이용한 하이푸 치료를 가장 많이 하는 병원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민트병원에 방문한 메이요클리닉 김보현 박사는 “최근엔 MR하이푸를 활용한 자궁근종치료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여서 관련 치료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는 민트병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단 미국도 국내와 마찬가지로 대학병원 등을 찾으면 방문하는 병원의 진료과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다. 가령 산부인과를 통하면 주로 수술이 이뤄지고 영상의학과로 오면 MR하이푸치료를 받기에 더 수월한 식이다.
김보현 박사는 “민트병원의 경우 어떤 경로를 통하더라도 적합한 치료, 환자의 선호도가 높은 치료를 중점으로 진료를 봐주는 점이 환자에게 아주 큰 메리트”라고 평했다. 또 김영선 원장은 “민트병원에서의 자궁근종치료는 획일적인 치료대신 정밀검진 이후 다학제적 진료로 맞춤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영선 원장에 따르면 최근 환자들 사이에서 ‘무침습 치료’인 하이푸 치료가 인기를 얻고 있어 무작정 이 치료법을 요구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물론 자궁근종 하이푸는 훌륭한 치료법이지만 누구에게나 무작정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 하이푸 치료가 어려운 경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백업치료’가 가능한지도 살펴봐야 한다.
김재욱 민트병원 자궁근종통합센터장은 “민트병원은 최신 치료보다 환자에게 가장 좋은 치료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자궁근종 치료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3개월 새 생리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생리통이 심하거나 계단을 1층 이상 오르는 등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어지러운 기분이 들며 얼굴에 핏기가 없고 점막·귓불이 하얗게 질려 있다면 자궁질환검진을 받아보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