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외이염’, 동물병원 방문 3대 원인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강아지 외이염’, 동물병원 방문 3대 원인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1.2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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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2주 전 반려견이 동물병원에 방문하는 이유에 대한 신문기사(농촌진흥청 발표)를 봤다. 예방접종이나 심장사상충예방 등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방문원인은 피부염과 외이염이었다. 실제로 내원하는 환자 중 외이염을 앓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번 시간에는 왜 귓병이 강아지에게 흔하고 계속 재발하는지 알아보겠다.

귓바퀴에서 고막까지의 귀의 바깥부분을 외이도라 부른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외이염이라고 한다. 강아지의 외이도는 수평구조로 되어있는 사람과 다르게 L자 모양이다. 또한 귀가 늘어져 있어 이도 내 공기순환이 잘되지 않는 해부학적 구조로 되어 있다. 코카스파니엘처럼 이도 내에 분비샘이 과다증식해 있거나 푸들처럼 귓속에 털이 많은 경우, 이러한 개체의 이도 내 환경은 외이염이 발생하기 쉬운 조건을 제공한다.

외이염을 앓으면 일반적으로 ▲귀가 발적되고 ▲귀를 털거나 주변부위를 긁고 ▲안 좋은 냄새를 풍기는 귀 분비물이 나와서 내원하게 된다. 외이염이 만성화된 경우 귀 피부가 코끼리 피부처럼 변하게 되는 태선화가 관찰되기도 한다. 매우 심하게 진행된 경우 귓구멍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부어서 이도 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다.

외이염으로 내원하면 보통 검이경으로 이도 내를 확인하고 현미경검사를 진행해 세균·곰팡이·귀진드기 등 감염원을 확인한다. 간혹 세균성외이염 중 기존의 치료에 반응이 없고 단기간에 재발하거나 특정 세균에 감염된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항생제감수성검사를 통해 정확한 항생제를 선별하여 치료해야한다. 주기적으로 재발하는 외이염환자는 이러한 원인체가 증식이 잘되는 이도 내 미세환경을 가지고 있거나 아토피, 식이성알레르기, 호르몬성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원인이 확인되면 그에 맞는 약을 처방하여 치료한다. 외이염은 재발이 쉽기 때문에 동물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은 수의사가 지시하는 기간까지 꾸준하게 적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곰팡이성 외이염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4주이상의 치료기간이 소요되는데, 중간에 임상증상이 사라졌다고 내원하지 않으면 완전히 치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곧 재발하여 만성외이염이 될 가능성이 크다. 

참고로 동물병원 진료 없이 예전에 처방받았던 오래된 약이나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귀 전용제품을 임의로 쓰면 외이염을 더욱더 심하게 만들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저질환이 확인된 경우 기저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치료를 받은 후에는 평소에 귀를 잘 관리해야 한다. 귀 세정제를 이용하여 1주일에 1회 정도 정기적인 세정만 잘해주어도, 귀 분비물의 물리적인 배출을 통해 외이염의 재발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귀세정 시 세정제만 이용해야한다. 이도 내로 면봉 등을 넣어서 내부를 닦아내면 오히려 외이염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어느덧 날이 추워져서 첫눈이 내리고 한 해의 마지막 달이 다가오는데도 외이염 진료를 위해 내원하는 강아지들은 여전히 많다. 정기적인 귀세정을 통해 내년에는 외이염이 재발하는 강아지가 줄어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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