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중 유방암·난소암 있다면? ‘유전자검사‘ 받으세요
가족 중 유방암·난소암 있다면? ‘유전자검사‘ 받으세요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1.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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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연변이 유전자 있으면 유방암·난소암 발병률↑
NGS 검사로 발병률 예측 및 조기 표적치료 가능

# 주부 김모 씨(51·여)는 최근 건강검진 중 유방종괴(혹)가 발견돼 병원에서 정밀검진을 받았다. 그 결과, 유방암을 진단받았다. 김 씨의 이모도 유방암진단을 받고 김 씨의 할머니는 난소암으로 돌아가신 것이 떠올라 가족력이 걱정된 김 씨는 여동생과 딸을 데리고 유전자 패널검사를 받았다. 김 씨는 자신을 포함해 여동생과 딸도 유방암과 난소암의 원인유전자로 알려진 ‘BRCA1 돌연변이’를 확인했다.

BRCA은 유방암 유전자(BReast CAncer gene)의 약자로서 BRCA1·BRCA2 두 유전자를 의미한다. BRCA 유전자 자체는 암·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손상된 DNA를 복구하는 유전자다. 따라서 암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종양억제유전자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종양억제유전자의 DNA가 손상돼 돌연변이가 나타나면 암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결국 외부자극에 약해져 암이 생기는 것.

대부분 유방암과 난소암은 후천적으로 발생하지만 약 5~10%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자에 의해 발생한다. 실제로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여성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56~87%, 난소암은 27~44%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 중 한명이라도 BRCA 변이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전달될 확률이 50% 정도로 높다. 따라서 가족, 친척 중 유방암·난소암으로 진단되거나 BRCA변이가 발견된 경우 가족 모두가 유전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또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결과에 따르면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70세 이전에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약 66~72% 정도며 난소암은 70세까지 약 16~44%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RCA2 유전자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 외에도 췌장암, 전립선암, 담낭암, 담도암, 대장암, 위암 등 암의 위험도를 높인다고 알려졌다.

특히 부모 중 한명이라도 BRCA 변이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이것이 전달될 확률이 50%로 높다. 따라서 자신이나 가족, 친척(고모, 삼촌, 이모, 조카) 중 유방암·난소암으로 진단되거나 BRCA변이가 발견된 경우 가족 모두 유전자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다.

최근 표준치료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전성유방암과 난소암 관련 유전자들로 BRCA유전자 외에도 ATM, BARD1, CDH1, MSH2, NF1 등 수십개의 유전자의 변이가 연관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유전자검사도 필수적이다.

BRCA 등 유전자변이에 대한 검사는 고전적으로 시행하는 ‘염기서열검사’가 있다. 하지만 이는 수십 개의 유전자변이분석을 위해서 많은 시간과 노력, 경비가 든다. 이에 최근에는 ‘차세대염기서열분석법(이하 NGS)’을 이용해 30여개 유전자변이를 한 번에 검사하고 있다.

NGS 검사는 적은 양의 검체로도 염기서열분석이 가능하고 수십만개의 반응을 동시에 진행해 유방암, 난소암 등의 유전성암 발병률을 진단하는 검사다. 질병의 진단, 치료약제 선택, 예후 예측 등에 도움되는 수십 개의 유전자변이여부를 한꺼번에 분석·확인할 수 있어 개인별 치료효과도 높일 수 있다.

NGS 검사는 지난해부터 조건부 건강보험혜택을 받아 환자 본인부담률이 낮아졌다. 보건복지부 NGS 유전자 검사기관으로 승인된 전국 52개 병원에서 위암·폐암·대장암·유방암·난소암 등 고형암 10종과 혈액암 6종을 검사받을 수 있다.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혜련 교수는 “인간은 30억 개의 염기서열과 약 3~4만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 유전자들이 여러 질병의 진단, 예후, 치료에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다”며 “또 한가지 질환에도 여러 유전자가 연관있기 때문에 여러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NGS 검사는 수십에서 수백 개의 유전자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대량으로 얻을 수 있어 검사활용도가 높다”며 “BRCA를 포함한 30여개의 유전자에 대한 유전성암검사가 가능하며 의미 있는 유전성암 유전자변이를 발견해 진단과 치료에 이용하고 가족들의 유전검사·질병예방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전성 유방암·난소암의 유전자 검사대상은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 ▲가족력이 없지만 본인이 40세 이전에 진단된 경우 ▲가족력 없이 난소암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경우 ▲양쪽 유방에 암이 발생한 경우 ▲남성 유방암 환자 ▲여러 장기에 암이 발생한 환자 등이다. 이런 환자는 돌연변이를 보유할 확률이 일반적인 유방암·난소암환자보다 높다.

NGS 검사를 통한 유전성암 유전자변이검사는 환자혈액에서 채취한 DNA를 이용한다. 변이된 염기가 있는지를 확인해 BRCA1·BRCA2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경우 6개월 간격으로 전문의 유방검진과 매년 유방촬영, 초음파검사 등을 받아야한다.

또 1년에 2회 정도 산부인과를 방문해 질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유방암예방을 위해 타목시펜이나 랄록시펜을 복용한다. 난소암 예방 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할 수도 있다.

김희준 교수는 “NGS를 바탕으로 적절한 유전자 표적치료를 시행하면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NGS 유전자검사는 유방암·난소암에 관여하는 특정 유전자를 발견해 선택적으로 억제시키는 암표적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

실제 미국임상종양학회에 따르면 302명의 유방암환자 중 BRCA1, BRCA2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표적치료를 시행한 결과, 표준 치료법보다 유방암 진행위험률이 42%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유전자 표적치료가 유방암진행률을 낮춘 대표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또 2017년 발표된 BRCA 유전자 돌연변이 난소암 환자 564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루카파립(Rucaparib)이라는 PARP(Poly ADP Ribose Polymerase,암 발생에 관여하는 폴리중합효소)억제제로 BRCA 유전자 돌연변이에 대한 표적치료(유지요법)를 시행해 질병진행가능성을 65% 정도 낮추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중앙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김희준 교수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은 치료제를 선택할 때 개별적으로 치료효과를 예측할 수 없어 유사한 암종에 시험해보고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NGS 기반 맞춤 정밀의료는 기존 치료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새로운 치료법이다”며 “NGS를 바탕으로 적절한 유전자 표적치료를 시행하면 항암치료 효과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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