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정기적인 스케일링 필요해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반려동물도 정기적인 스케일링 필요해요!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2.13 21: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남 파크동물병원 정현준 원장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건강한 치아는 오복 중 하나라고 한다. 이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반려동물의 치아도 건강하게 관리한다면 특히 노령기 삶의 질 향상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늘은 구강관리법 중 가장 중요한 스케일링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강아지나 고양이 모두 어릴 때 예방접종을 진행하고 중성화수술을 받고 나면 한동안 동물병원에 내원하는 일이 줄어든다. 심장사상충 예방을 위해 매달 내원이라도 한다면 그때마다 기본적인 체크를 진행하면서 구강상태도 보게 되는데, 이렇게 정기적으로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의 입에서 냄새가 나야 다시 동물병원을 찾는 케이스가 많다. 이 때 구강상태를 체크해보면 치석이 가득하게 끼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스케일링을 처음 받게 되는 나이는 강아지의 경우 4세 전후가 가장 흔하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도 음식을 먹고 나면 치아 표면에 얇은 막이 생긴다. 여기에 세균이 붙으면서 플라크(치태)라는 막이 형성된다. 오랜 시간에 걸쳐 플라크가 계속 쌓이면서 침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들이 더해지면 단단한 치석으로 변한다. 특히 습식사료나 캔 간식 등 끈적한 음식을 먹으면 치석이 더 잘 생긴다.

이렇게 형성된 치석은 잇몸에 생기는 염증인 치은염을 유발한다. 염증이 점점 진행하면 잇몸뼈까지 영향을 주어 치주염을 일으킨다. 여기에서 더 진행하면 골소실과 치근단농양(눈앞 쪽 피부에 구멍이 생겨서 고름이 나오는 질환)까지 발생할 수 있다. 또 잇몸의 세균들이 혈관을 통해 다른 장기로 이동해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당뇨병 등 각종 전신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다.

양치질은 이처럼 해로운 치석을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하루에 1회 양치질만 꾸준히 해줘도 플라크를 제거하는 데 도움을 주어 치석이 형성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에게 양치질을 해주는 것 자체가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에게 힘든 과정이다. 또한 아무리 잘해준다고 해도 치석은 생기기 마련이다. 결국 이렇게 형성된 치석은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한다.

강아지나 고양이의 스케일링은 반드시 전신마취를 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 사람이 스케일링을 받을 때처럼 조금 힘들더라도 참고 가만히 있어주면 좋을 텐데, 동물들에게 그것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스케일링 전에는 마취를 위해서 혈액·엑스레이 검사와 수액처치를 한다. 스케일링은 호흡마취 상태에서 진행한다. 먼저 구강검사를 하고 필요하면 치과 엑스레이 검사를 한 후 발치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치주질환이 있다면 스케일링이 끝난 후 약을 처방받아 일정 기간 투약해야 한다. 

스케일링 후 음식을 먹게 되면 바로 치아표면에 막이 생기고 이후 플라크가 다시 생긴다. 그러므로 스케일링을 받고 나면 치주질환이 심하지 않을 경우 1년에 1회 스케일링을 한다는 목표로 집에서 철저하게 구강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양치질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어려울 경우, 덴탈껌이나 구강용 액상제품이라도 꾸준히 적용한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치석 형성 지연효과가 있을 것이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똑같이 노령기가 되었을 때 스스로 음식을 씹어서 먹을 수 있다면 건강하게 생활하며 삶의 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저작기능 유지를 통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지금 내 반려동물의 입을 열어서 확인해보고 치석이 있다면 이른 시일 내에 동물병원을 방문하여 상담 후 스케일링을 시켜주자. 이 기회에 양치질하는 방법도 정확히 배워서 건치 강아지, 고양이의 보호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을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