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족냉증’, 범인은 따로 있다! 내 손발 차갑게 만드는 질환은?
‘수족냉증’, 범인은 따로 있다! 내 손발 차갑게 만드는 질환은?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12.1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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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냉증에는 여러 가지 질환이 숨어있어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 생활 속에서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보온해야한다.
수족냉증에는 여러 가지 질환이 숨어있어 정확한 원인을 먼저 찾는 것이 중요하다. 또 평소 생활 속에서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보온해야한다.

사시사철 손발이 시린 ‘수족냉증’은 겨울철 더 극성을 부린다.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류량이 줄어 산소와 영양분이 손발에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느 진료과를 가야 할지도 애매해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아예 방치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고 있는 한 가지. 사실 수족냉증은 손발이 시린 ‘증상’일 뿐 이를 일으킨 병은 따로 있다. 수족냉증과 관련한 여러 가지 질환을 미리 알아두면 한결 빨리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손발을 차갑게 만드는 주요 질환과 관련 진료과를 살펴봤다.

■레이노증후군…류마티스내과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손발가락의 피부색이 변하는 질환이다. 수족냉증과 혼동하기 쉽지만 피부색 변화가 뚜렷하다. 손발가락 색이 창백해지거나 푸르게 변했다가 10~15분 정도 지나면 다시 붉은색으로 돌아온다. 이때 저림증상과 함께 통증이 동반될 수 있다.

레이노증후군에도 원인질환이 숨어있다. 전신경화증이나 루푸스 등 면역세포가 엉뚱하게 정상세포를 공격해 뼈, 관절, 장기 등에 이상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 대표적이다.

고대안암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영호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증상이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증상이 반복되면 손발가락 일부에 흉터가 생기고 심하면 피부가 썩어 절단할 수도 있다”며 “특히 다른 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찾아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버거씨병…류마티스내과

손발의 동맥과 정맥에 염증이 생겨 조직이 괴사되는 병이다. 병을 처음 발견한 미국 의사 레오 버거의 이름을 따서 버거씨병이라고 불리게 됐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잘 나타나며 주요 발병연령은 30~50대 사이라고 알려졌다. 주요 원인은 흡연이다. 니코틴성분에 의해 혈관에 염증이 발생, 손발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서 손발이 차갑고 저리며 피부색이 창백해진다. 또 걸으면 종아리가 아프고 당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금연이다. 가능한 간접흡연도 피해야한다. 또 버거씨병환자는 혈액순환이 저하돼 있어 상처가 발생하면 잘 낫지 않고 이차감염위험도 높다. 따라서 손발에 상처가 생기지 않게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또 항상 손발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로션이나 오일 등으로 보습을 유지한다.

■말초동맥질환…순환기내과, 혈관외과

말초동맥은 팔다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통로다. 따라서 이곳이 막히면 손발에 산소 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손발이 차갑거나 저리고 종아리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진다. 특히 종아리통증은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심해진다.

말초동맥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동맥경화다. 동맥경화는 몸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여 혈관이 손상되고 혈전이 만들어지면서 결국 딱딱하게 굳거나 막히는 것을 말한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등이 있으면 발생위험이 높아 꾸준한 약물치료와 함께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해야한다.

■갑상선기능저하증…내분비내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호르몬이 정상보다 적게 분비돼 발생하는 질환이다. 심한 피로감 외에도 손발이 차갑고 저리거나 감기몸살처럼 몸이 으슬으슬 추운데 이는 갑상선호르몬이 열과 에너지생성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밖에 딱히 많이 먹지 않는데도 체중이 갑자기 증가하거나 변비가 생기고 피부가 건조해지며 여성은 생리량이 늘기도 한다.

특히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에 쌓여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도 높아진다. 따라서 의심증상이 나타나면 갑상선기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진단되면 갑상선호르몬제를 복용해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한다. 이후 주기적으로 갑상선기능검사를 통해 약 용량을 조절하게 된다.

■목·허리디스크…정형외과, 신경외과

손발이 차고 저린 증상은 목디스크나 허리디스크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몸의 말초신경은 척수(척추 내 위치하는 중추신경의 일부분)에서 빠져나와 손·발가락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데 각 신경과 연결된 피부부위가 정해져있다. 이를 피부분절이라고 한다. 따라서 각 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해당 피부분절에 통증과 저림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다리로 이어지는 신경들은 허리에서 가지를 쳐서 나오기 때문에 탈출된 허리디스크가 신경을 누르면 해당 피부분절인 다리에 저린 증상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허리디스크가 가장 많이 발생되는 요추 4번과 5번 사이 디스크가 돌출되면 엉덩이와 허벅지 옆, 종아리 앞쪽과 옆쪽, 발등으로 통증과 감각저하가 생긴다. 반면 요추 5번과 천추 1번 사이 디스크가 탈출되면 엉덩이와 허벅지, 종아리 뒤쪽, 발목과 발가락에 저림증상이 나타난다.

■기타(체질이나 약 등)

수족냉증은 체질과도 연관이 있다. 긴장을 잘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체질은 손발이 차갑고 축축하다. 또 배가 찬 사람은 손발도 차갑다. 가임기 여성은 아랫배에 냉기를 느끼면서 생리불순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경구피임제, 일부 편두통약 등을 복용한 후에도 수족냉증이 발생할 수 있어 약제에 의한 부작용도 항상 염두해야한다.

TIP. 생활 속 수족냉증 관리법

1.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한다.
2. 외출 시에는 손발을 따뜻하게 보온할 수 있는 장갑, 양말, 부츠 등을 착용한다.
3. 걸을 때는 가능한 햇볕이 비치는 쪽으로 걷는다.
4. 설거지를 할 때는 따뜻한 물을 사용한다.
5. 너무 뜨겁지 않은 온도(38~40도)의 물에 손발을 담가 혈액순환을 원활히 한다(반신욕, 족욕도 도움)
6.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7. 손발을 꽉 조이는 복장은 피한다.
8. 고지방음식을 피하고 채소, 과일을 고루 섭취하며 세 끼 규칙적으로 먹는다.
9. 취미활동,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잘 관리한다.
10. 체력에 맞는 근력운동을 선택해 꾸준히 한다(근육량이 증가하면 혈액순환을 돕는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고 체온이 자연스레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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