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항산화성분이 무려 6000ppm? 알고 보니 고작 0.6%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항산화성분이 무려 6000ppm? 알고 보니 고작 0.6%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hanmail.net)
  • 승인 2018.12.21 07:4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얼마 전 OO코스메틱이라는 회사에서 신제품 론칭을 한다고 해서 화장품 전문가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 화장품소재로 사용되는 성분이지만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한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라 한껏 기대하며 성실하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를 마치기 전 “혹시 신제품에 사용된 OOO성분의 함량은 얼마나 되나요?”라고 묻자 건너편에서 동행한 해당회사 직원이 의기양양하게 “6000ppm입니다”라고 답변했다.

6000ppm. 얼핏 듣기에는 대단한 고함량으로 여겨지지만 화장품 전 성분에 견줘보면 ‘적어도 너무 적어’ 말하기 민망할 정도의 양이었다. 필자가 놀랐던 것은 그 당당한 태도였다. 결국 OOO성분에 대한 취재가 핵심이었던 그 인터뷰는 기사로 올리지 못했다.

이처럼 화장품효능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들마다 각각의 화장품성분함량 표시단위를 사용하는데 들어도 들어도 헷갈리기만 하는 이 단위에 대해 이해해보자!

화장품은 크게 부피, 무게, 농도 등 3가지 단위를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위는 ‘ml’다. 이는 화장품의 부피를 의미하며 흔히 30ml, 50ml, 100ml 등으로 사용된다. 다음은 무게개념으로 ng(나노그램)와 μg(마이크로그램) 등이 사용되는데 ng는 10억만분의 1g, μg는 100만분의 1g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화장품회사들이 제품의 효능을 홍보하기 위해 빈번하게 사용하는 단위로 농도를 나타내는 ppm(Part Per Million)과 %가 있다. ppm은 100만분의 1, %는 100분의 1을 뜻한다.

즉 100만ppm을 100%로 이해하면 된다. 예를 들어 화장품에 포함된 특정성분의 ppm이 화장품 전체용량의 몇 %를 차지하고 있는지 환산하려면 ppm을 1만으로 나누면 %가 된다. 반대로 %를 ppm으로 환산하려면 1만을 곱해주면 된다. 따라서 6000ppm을 함유했다는 것은 화장품 전체에서 해당성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0.6%라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ppm은 하천의 오염도나 독극물의 농도 등 매우 미량의 성분을 표시할 때 사용된다. 하지만 이를 화장품의 성분함량단위로 사용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무턱대고 높은 숫자에 현혹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전문가나 단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을 제외한 일반소비자들의 경우 여러 단위를 하나의 단위로 환산하기 어렵다는 점을 파고들어 이를 마케팅도구로 이용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을 떨쳐낼 수 없게 된다.

얼마 전 홈쇼핑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면서 프로폴리스추출물 0.000002%, 와인추출물 0.0009% 등의 문구를 활용하는 것을 보고 “공기 중에 함유된 극소량도 안된다”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0.02ppm이나 9ppm이라고 홍보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양심적이라는 씁쓸한 생각도 든다.

앞으로 화장품성분함량을 표시할 때 일관된 용량표기법이 마련돼 소비자들이 헷갈리지 않고 현명하게 화장품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 빨리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심지선 2018-12-21 16:17:42
평생공부해야 사기 당하지 않겠네요;;;
책상위의 화장품, 건강보조식품 뒷면을 면밀히 살피고 있습니다..
6000ppm은 사실 좀 혹~ 하는 숫자죠^^

똑똑한 소비자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정보 계속~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