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선 기자의 건기식 돋보기] 근거없는 ‘관절통 직효’…어르신들 홀리는 ‘글루코사민’
[장인선 기자의 건기식 돋보기] 근거없는 ‘관절통 직효’…어르신들 홀리는 ‘글루코사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8.12.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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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지인이 잘못 알고 있는 건강정보를 바로잡아줄 때 의학기자로서 큰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하루는 외할머니께서 “글루~ 뭐시기가 관절에 그렇게 좋다네. 그거나 한번 먹어볼까” 하시더군요. 글루~ 뭐시기’는 요즘 핫한 ‘글루코사민’이었습니다. 관절과 연골의 구성성분으로 식약처로부터 ‘관절 및 연골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기능성을 인정받았죠.

그런데 할머니 말씀만 들으면 마치 글루코사민이 관절통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명약처럼 느껴지더군요. 인터넷 검색창에 글루코사민을 쳐봤습니다. 관련제품보다도 ‘관절염치료·예방효과’ ‘관절통해방’ 등 광고문구에 먼저 눈길이 갔습니다. 심지어 ‘삭신쑤심? 참지마세요!’ ‘수술 없이 관절염개선’과 같은 자극적인 문구도 있더군요.

의사들은 “글루코사민에 관절염치료·예방효과는 없다”고 잘라 말합니다. 외국연구는 물론 국내에서도 2010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글루코사민에 관절염치료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고 발표한 바 있죠.

가천대길병원 류마티스내과 최효진 교수는 “글루코사민이 관절통을 예방·해결하거나 류마티스관절염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얘기”라며 “일부에서는 글루코사민이 소화불량이나 혈당조절문제를 일으키는 등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건기식업체들은 글루코사민이 기능성성분으로 인정받은 후 나름 환호했을지 모릅니다. 타깃이 유혹하기 쉬운 노년층인 데다 글루코사민이 관절과 연골의 구성성분이라는 점을 내세워 관절염과 교묘하게 엮기 좋았을 테니까요.  

관절염 앞에 ‘지긋지긋한’이란 수식어가 따라붙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절대 음식이나 약으로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죠. 한 업체는 ‘관절염치료효과’를 당당하게 홍보문구로 넣고 불만족 시 환불까지 해준다고 합니다. ‘2+1 증정이벤트’까지 하던데…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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