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⑬유산균보다 전통음식이 더 좋은 이유는?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⑬유산균보다 전통음식이 더 좋은 이유는?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2.21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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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원장
이신규 위너한의원 원장

우리나라는 2017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14%를 넘어섰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것이다.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앞두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연 3조8천억 원으로 커졌다. 그 중 판매액 1위인 홍삼 뒤로 다양한 건강기능식품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종합비타민을 제치고 2위로 부상한 것이 유산균이다.

유산균은 사람의 장 내에 서식하는 대표적인 유익균이다. 우리 몸에 사는 미생물이 대사과정에서 만들어내는 물질들은 인체의 면역, 대사, 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그 결과가 인체에 유익한지 해로운지에 따라 유익균과 유해균으로 구분한다. 최근 장내에서 유익균이 줄어들고 유해균이 득세하면서 암이나 당뇨, 비만이 발생한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와 장내 미생물이 주목받고 있다.

유익균이 소화관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병원균이 침입해도 질병을 일으키기 어렵다. 유익균이 이미 텃세를 부리고 있어서 병원균이 정착하지 못하게 방해하기 때문이다.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병원균에 오염되었어도 사람에 따라 배탈이 나는 정도에 큰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장내 유익균을 늘리는 방법으로 요즘 유행하는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유산균 복용은 몸 밖에 있는 생균을 소화관을 통해 침투시키는 것이다. 좋은 유산균을 먹어도 소화관을 통과하면서 위산과 담즙산에 대부분 죽기 때문에 장까지 살아서 도달하기가 힘들다. 또 운 좋게 도달했다 하더라도 장내에 상주하는 토착 균의 텃세에 제대로 정착하기가 어렵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해서 정착에 성공해도 복용한 유산균이 내 몸에 안전하고 유익하게 작용할 지는 불확실한 영역이다.

유해균과 유익균 사진. 장점막 표면은 유익균과 유해균의 전쟁터다(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유해균과 유익균 사진. 장점막 표면은 유익균과 유해균의 전쟁터다(사진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유산균을 먹는 것이 유익균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니다. 매일 먹는 음식을 조절함으로써 유익균을 늘릴 수 있다. 애완동물에게 사료를 주듯이 매일 유익균의 먹이가 될 수 있는 적절한 음식을 섭취해서 유익균에게 유리한 장내환경을 만들면 된다. 음식을 통해서 장내 유익균 증가하면 장점이 있다. 일단 외부의 새로운 균을 넣어주는 것보다 안전하다. 또 일시적으로 유익균이 증가했다가 소멸되는 것이 아니라 유익균이 증가된 상태를 지속할 수 있다.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며 증식을 도와주는 대표적인 성분이 식이섬유다. 우리 조상들이 전통적으로 먹던 채소와 나물에는 식이섬유가 많다. 김치나 된장, 고추장, 젓갈류 등의 전통발효식품도 장내 유익균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된다. 이런 전통음식을 자주 먹으면 유익균이 절로 증가한다. 반면 밀가루나 육류, 설탕, 인스턴트식품 등 현대에 와서 먹게된 음식을 즐기면 장내 유해균에게 유리한 장내환경이 만들어져 유익균이 줄어든다.

식생활 문화가 변해가면서 과거에 비해 분식과 육류,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먹고 섬유질을 적게 먹는 현대인의 식습관은 장내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 이는 현대인에게 증가하고 있는 자가면역질환, 정신질환, 대사질환 등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항상 환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좋은 약이나 식품을 찾기 전에 올바른 식습관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온갖 혀에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를 유혹한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한다면 전통음식을 가까이 해야 한다. 조강지처를 버리면 천벌을 받는다고 했다. 음식에서 조강지처가 우리의 전통음식일 수 있다.  장내 유익균들이 살기 좋은 장내환경을 만들려면 화려하고 달콤한 음식들보다는 다소 밋밋하고 자극이 덜한 전통음식을 자주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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