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⑭ 오메가-3 보충제, 꼭 먹어야해? 
[이신규의 자가면역질환 이야기] ⑭ 오메가-3 보충제, 꼭 먹어야해? 
  • 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l 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8.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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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규 위너한의원 대표원장

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이제 100세 시대가 눈앞이다. 문제는 늘어난 수명만큼 노화로 인한 성인병의 심각성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에서는 이미 비만, 동맥경화, 당뇨, 심장질환 등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각종 성인병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성인병예방을 위해 대중적으로 복용하는 영양제 중 하나가 ‘오메가-3’다. 오메가-3의 역사는 1970년대에 덴마크 의학자 다이어베르크가 흥미로운 가설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린란드 이누이트족이 고지방음식을 섭취하지만 심혈관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 이유가 오메가-3지방산을 많이 섭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후 ‘오메가-3’는 심혈관질환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꼭 챙겨먹어야할 필수영양제로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과연 오메가-3를 꾸준히 섭취해온 사람은 심혈관질환예방효과를 봤을까?

얼마 전 대중의 기대에 반하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코크런연합(Cochrane Collaboration)’의 발표에 따르면 11만2059명이 참여한 79건의 광범위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오메가-3지방산이 심혈관질환의 발생이나 사망률을 낮춘다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럼 이누이트족은 왜 고지방식습관에도 불구하고 심혈관질환발병률이 낮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른 가설들이 제기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단순히 오메가-3를 충분한 섭취 때문이 아니라 산화되거나 트랜스화된 지방을 서구인에 비해 적게 먹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식사습관과도 관계없이 이누이트족의 유전적 특성이라는 연구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이쯤 되면 오메가-3를 도대체 왜 먹어야 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 하지만 오메가-3는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이면서도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한다. 혈중중성지방수치를 약간 낮추는 효과와 함께 체내의 지나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오메가3 vs 일반적인 식사에서 섭취하는 오메가3. 사진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류마티스관절염처럼 만성염증이 동반되는 자가면역질환에 시달리거나 평소 중성지방수치가 높다면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건강한 사람은 굳이 고농도의 오메가-3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보충제를 통한 오메가-3의 섭취는 몇 가지 해로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메가-3제품은 대부분 생선부산물에서 추출된 어유(fish oil)를 원료로 만든다. 그 속에는 생선에 축적된 바다 속 수은과 여러 중금속이 농축돼 있어 장기간 복용할 경우 안전성을 장담 할 수 없다. 또 오메가-3는 산화되기 쉬워 생산과정에서 약간만 잘못 관리하거나 보관환경이 나쁘면 발암물질로 변형될 수 있다.
  
그렇다면 오메가-3 보충제를 꾸준히 먹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먹지 않는 것이 좋을까?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서는 고등어, 정어리, 멸치, 과메기 등 동물성 오메가-3가 많은 생선이 식탁에 자주 오른다. 또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도 식물성 오메가-3가 포함돼 있다. 즉 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생선과 해조류만 골고루 먹어도 오메가-3의 결핍을 걱정할 필요 없다.
  
음식에 대한 문제는 간단명료한 해결책이 없다. 노력이 들더라도 자연에서 난 제철재료를 조리해 먹는 것이 몸에는 가장 좋다. 어쩌면 우리나라에 풍부했던 식재료들 대신 육류와 가공식품을 먹기 시작하면서 생긴 문제들을 단순히 알약 하나로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된 바람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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