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삼겹살, 족발 등 고지방식이, 치명적인 췌장염 부른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삼겹살, 족발 등 고지방식이, 치명적인 췌장염 부른다!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2.2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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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일주일 전에 구토, 설사와 기력저하로 방문한 푸들이 있었다. 보호자는 그동안 강아지가 사료는 거의 안 먹고 고기류와 치즈 등 사람 음식을 많이 먹었다고 얘기했다. 

혈액검사를 포함해 각종 검사를 진행한 결과 췌장염으로 진단됐다. 환자는 바로 입원해 집중 치료받은 다음 4일 만에 퇴원 후 계속 관리 중이다. 이러한 과정은 췌장염 치료를 받는 강아지 대부분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오늘은 강아지의 내과질환 가운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중증질환 ‘췌장염’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췌장(이자)은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기능과 인슐린 등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능을 모두 담당한다. 이중 소화효소는 Zymogen 또는 Proenzyme 이라는 전구체 형태로 췌장액으로 분비돼 십이지장으로 운반된 후 활성화돼 소화기능을 한다.

건강할 때 췌장의 소화효소는 아무 문제 없이 정상적으로 음식물을 소화하는 기능을 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원인으로 췌장액이 분비되기 전에 소화기능이 활성화되어 췌장과 주위 장기, 조직을 소화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 이를 췌장염이라 한다.  

췌장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비만 ▲고지혈증 ▲당뇨 ▲췌장종양 ▲담낭질환 ▲특정 약물 ▲슈나우저와 요크셔테리어/푸들 등 호발견종 소인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원인은 사람 음식, 특히 삼겹살이나 족발 등 고지방 식이를 오랫동안 먹은 것과 평소에 먹지 않던 고지방 음식을 단기간에 너무 많이 먹은 것이다. 그래서 명절이나 특정 기념일 이후에는 갑자기 췌장염 진료가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췌장염의 증상은 ▲식욕부진 ▲기력저하 ▲구토 ▲설사 ▲탈수 ▲쇼크 등이 있으며 특히 ▲복부통증이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앞다리를 바닥에 대고 뒷다리를 세워 엉덩이를 들고 있는 마치 기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췌장염이 만성화되면 위와 같은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췌장염의 진단은 상담을 통한 병력청취 후 신체검사, 혈액검사, 췌장염키트검사, 엑스레이 검사, 초음파검사 등 여러 가지 검사를 종합해서 한다. 췌장염치료를 위해 보통 3일 이상 입원한다. 치료과정에 충분한 수액처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진통처치, 구토가 심한 경우 항구토처치를 하게 된다. 입원 중 단기간의 금식 이후에 저지방사료를 공급해 위장관계의 기능을 회복·유지할 수 있게 유도한다.

입원치료과정이 끝나면 일정 기간 통원치료와 재검사를 한다. 이후 몇 개월간 저지방처방식사료를 급여해야 한다. 예전에 먹었던 고지방식이는 절대 먹이면 안 된다. 강아지 간식도 소화기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자제해야한다. 췌장효소보조제를 급여하는 것은 통원치료과정 이후의 모니터링 기간에 도움 될 수 있다. 

췌장염은 무서운 질환이다. 평소에 사람 음식을 자주 급여한다면 정상적인 식이패턴으로 바꿔야 한다. 또 강아지가 비만이 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한다. 강아지가 원하는 대로 음식을 주는 것은 강아지를 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는 점을 보호자는 정확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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