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식도와 위를 가깝지만 먼 사이로 만드는 ‘거대식도증’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식도와 위를 가깝지만 먼 사이로 만드는 ‘거대식도증’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8.12.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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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잘 먹어야 기본적인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위·식도 관련 질환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제대로 먹을 수도, 아예 안 먹을 수도 없는 상황은 소화기 문제에 시달리는 환자를 더욱 고통스럽게 한다. 

섭식에 어려움을 겪는 동물들이 느끼는 괴로움도 별반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삼킨 음식이 식도에 걸려 있다가 때로 입 밖으로 튀어나오기까지 한다면 영문을 모르는 동물에겐 재앙과 다름없지 않을까. 

이처럼 괴로운 증상이 실제로 반려견에게 나타나곤 한다. 바로 거대식도증이다. 

거대식도증이란 늘어진 식도가 적절한 연동운동을 하지 못해 소화관 내부에 음식물이 쌓이는 질환을 말한다. 이때 위로 넘어가지 못하는 음식물은 식도로 역류한다. 이 때문에 거대식도증에 걸린 반려견은 삼켰던 음식물이 튀어 나가듯 분출하는 증상을 보인다. 음식물이 위에 도달하는 양이 매우 적으면 반려견의 체중이 크게 줄거나 기력이 약해질 수 있다. 식도가 확장된 상태는 보통 흉부 방사선 촬영으로 진단한다. 조영제 복용 후 진단되는 경우도 있다. 

거대식도증은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눈다. 선천성은 식도의 신경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며 유전의 영향이 크다. 후천성은 아직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중증근무력증과 높은 연관성이 있다. 후천성 거대식도증 환자의 25%가 중증근무력증을 앓기 때문이다.

식도의 운동성을 회복시키는 뚜렷한 치료법은 없다. 따라서 구토를 최대한 막아 영양섭취를 도울 수 있는 식사법을 고심해야 한다. 

먼저 소화가 용이한 유동식을 제공해야 한다. 건식 사료를 급여할 경우 물에 불려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음식물을 삼키는 것은 좋지 않으니 식사를 조금씩 자주 제공해야 한다. 

거대식도증은 식도가 음식물을 위로 내려보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중력을 이용해 소화를 도울 수도 있다. 중력의 도움을 가장 잘 받는 방법은 강아지의 앞발을 상자 위나 계단에 걸치게 하고 얼굴을 위로 향하게 하여 음식을 먹이는 것이다. 또 반려견의 신장에 맞는 거대식도증 환자 전용 식탁을 사용해 섭식을 도울 수 있다. 

식사 후에는 반려견을 들거나 잡고 15~30분간 몸을 세우고 있도록 한다. 식사 후 바로 눕는 행동이 사람에게 해로운 것과 같은 이유다. 증상의 악화로 충분한 영양 섭취가 불가능한 경우 위 삽관을 통해 음식물을 주입해야 할 수도 있다.
 
거대식도증에 걸리면 제대로 먹지 못해 삶의 질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폐렴과 같은 합병증으로 정말 위험한 상태에 몰릴 수 있다. 위로 전달되지 못한 음식물이 호흡기로 잘못 넘어가 폐렴이 진행되면 반려견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견이 위에 소개한 거대식도증 증상을 보인다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 진단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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