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황금돼지 해! 진짜 돼지껍데기가 젊음을 줄까? 콜라겐의 거짓환상서 벗어나야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황금돼지 해! 진짜 돼지껍데기가 젊음을 줄까? 콜라겐의 거짓환상서 벗어나야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hanmail.net)
  • 승인 2019.01.04 1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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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2019년, 황금돼지의 해다. 그냥 돼지라고 해도 부자가 된 듯해서 기분 좋은데 황금돼지라니! 물이 잔뜩 오른 통통한 돼지는 버릴 것 하나 없는 유용한 식재료다.

게다가 쫄깃쫄깃한 돼지껍데기는 콜라겐(Collagen)이 많다며 여성들이 피부건강을 위해 즐겨 찾는 먹거리 중 하나다. 심지어 콜라겐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로 인해 먹는 ‘콜라겐’까지 등장했다.

얼마 전 한 홈쇼핑의 ‘콜라겐 마스크팩’ 판매방송에서 입담 좋은 쇼 호스트들이 ‘생(生)콜라겐’이라며 얼굴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마치 없던 콜라겐이 마구 생길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던 기억이 있다.

이쯤 되면 콜라겐에 대한 신뢰를 넘어 무한한 환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런데 진짜 돼지껍데기를 먹기만 하면 콜라겐이 생겨날까?

우선 콜라겐은 동물의 뼈와 피부에 주로 존재하며 연골, 장기 막, 머리카락 등에도 분포돼 있는 경단백질(硬蛋白質)이다. 콜라겐은 인체 내에서 서로 꼬인 세 콜라겐가닥이 다시 다발모양을 이루는 매우 복잡한 구조로 이뤄져 있다.

비교적 젊을 때는 이 콜라겐이 탄탄한 구조로 엮여 있어 탱탱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콜라겐합성보다는 분해능력이 활발해지다 보니 탱탱했던 피부가 탄력을 잃고 보기 싫은 주름을 만드는 것이다.

콜라겐은 액체에 녹지 않는 성질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할 경우 열을 가해 조리하는데 이때 콜라겐은 젤라틴(동물의 가죽 •힘줄 •연골 등을 구성하는 천연단백질인 콜라겐을 뜨거운 물로 처리했을 때 얻어지는 물질)이라는 유도단백질로 바뀐다. 이어 소화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면서 단백질의 가장 작은 단위인 아미노산으로 변해 혈액에 전달된다.

따라서 우리가 열을 가한 콜라겐을 먹는다고 해도 물에 녹지 않는 성질과 너무 큰 분자량 때문에 소화기관을 비롯한 피부세포에 콜라겐이 그대로 흡수되지는 않는다. 즉 일반적인 단백질과 비슷한 소화과정을 거치는 젤라틴을 섭취한 것뿐이다. 먹는 콜라겐캡슐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콜라겐팩은 어떨까? 이 역시 어리석은 질문이다. 소화기관에도 흡수되기 어려운 단백질이 어떻게 견고한 장벽으로 둘러싸인 피부층까지 흡수될까? 콜라겐의 분자량은 약 30만달톤(Da)임에 비해 우리 피부가 흡수할 수 있는 분자량의 크기는 500달톤 이하다.

이는 단지 마스크에 함유된 정제수와 보습을 더해주는 화학성분으로 인해 피부각질층이 불어나면서 순간적으로 피부가 환해지고 촉촉해졌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더구나 쇼 호스트들이 광고하는 것처럼 생 콜라겐이라면 더욱 기막힐 노릇이다. 이는 물에 퉁퉁 불은 돼지껍데기를 얼굴에 얹어 놓고 콜라겐이 생성되기를 기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2019년 황금돼지해에는 콜라겐에 대한 근거 없는 환상을 버리고 음주, 흡연, 자외선, 스트레스 등에서 멀어짐으로써 조금이나마 콜라겐분해속도를 늦추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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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영 2019-01-04 22:11:48
돼지껍데기 콜라겐 덩어리라고 피부를 위해 많이 먹는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한박사님 의견처럼 스트레스 안받는게 최고인거같슴다~~음주 흡연은 원래안하니까요?~매번 기다려지는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