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 임산부, 정말 함께해선 안되나요~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고양이와 임산부, 정말 함께해선 안되나요~
  • 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04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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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
박자실 부산동물병원 다솜고양이메디컬센터 내과원장

임신을 계획 중인 보호자들이 종종 묻는 말이 있다. “임신 중에 고양이를 키우면 기생충 감염으로 유산을 하거나 기형아를 낳을 수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이론적으로 보면 아주 터무니없는 우려는 아니다. 

다행히 현실적으로 고양이 기생충 때문에 임산부에게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보호자를 안심시켜 돌려보내곤 한다. 오늘은 이 같은 오해를 풀고 임산부와 동거하는 고양이를 위한 항변을 해보려 한다. 

임산부에게 위험한 기생충은 바로 ‘톡소플라스마’. 톡소플라스마는 공중보건학상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인수공통전염병 중 하나다. 고양이는 톡소플라스마의 종숙주이기 때문에 변을 통해 알을 배출할 수 있다. 알이 임산부의 몸에 들어가 부화한 후 톡소플라스마가 태반을 통과하면 유산이나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 여기까지가 ‘반려묘 위험설’을 뒷받침하는 이론. 상당히 그럴싸하고 모두에게 겁을 줄 만한 설명이지만 감염 과정을 살펴본다면 실제로 감염될 확률은 0%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① 아이가 톡소플라스마에 감염된 쥐·날고기 등을 먹는다. 

② 톡소플라스마 알이 포함된 고양이의 변을 24시간 이상 방치한다. 

③ 그 변을 임산부가 맨손으로 치우다 알이 손이 묻는다. 

④ 이 손을 씻지 않은 상태로 입에 댄다.

위의 네 가지 감염과정은 날고기를 급여하는 점, 맨손으로 변을 치운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반려묘 가정에서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감염 과정을 모두 충실히(?) 거쳤다고 해도 감염확률은 약 15%쯤으로 매우 낮은 편. 한 조사에 의하면 고양이 변에서 톡소플라스마 알이 검출될 확률은 0.3~0.4%에 불과하며 대상을 반려묘로 한정하면 확률이 더욱 떨어진다고 한다. 

반려묘에게서 감염될 확률은 낮지만 톡소플라스마가 임산부에게 치명적인 것은 사실이니 임산부와 고양이 둘 다 톡소플라스마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임산부는 산부인과 검사 결과 톡소플라스마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익히지 않은 고기나 잘 씻지 않은 채소는 피해야 한다. 먹지도, 맨손으로 만지지도 않는 게 좋다. 임신부가 꼭 고양이 화장실을 치워야 한다면 장갑을 끼고 하고 끝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흙을 만졌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고양이는 동물병원에서 혈액·분변 검사를 통해 톡소플라스마 검사를 할 수 있다. 고양이 감염을 막기 위해 가능하면 조리된 음식이나 사료와 같은 시판 음식을 준다. 생식할 수밖에 없다면 영하 12도 이하에서 24시간 이상 얼린 다음 해동해서 주도록 한다. 검사 결과 고양이가 감염된 상태라고 해도 병원에서 쉽게 치료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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