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침향이 보약? 잘못 먹으면 오히려 기운 빠진다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침향이 보약? 잘못 먹으면 오히려 기운 빠진다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07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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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최근 ‘침향’이 방송을 통해 많이 소개되고 있다. 초기 공진단에 사향 대신 들어가면서 알려지더니 이제는 침향만 복용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침향은 보약이 아니고 침향만을 단독으로 과량 복용하거나 장기복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침향은 팥꽃나무과 침향나무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된 수지가 뭉쳐진 것을 말한다.

침향이라는 이름은 물에 넣으면 가라앉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수침향(水沈香)’이라고도 불린다. 물에 가라앉는 이유는 침향의 수지성분이 물보다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침향은 과거부터 진(眞)침향, 가(假)침향 등으로 구분했다. 말그대로 진침향은 진짜 침향이고 가침향은 가품을 말한다.

이 둘은 물에 넣어보면 구별할 수 있다. 바닥까지 완전히 가라앉으면 진품으로 약효가 가장 좋다. 중간 정도 가라앉는 것은 중품이고 물에 뜨는 것은 가품으로 효과가 없다고 알려졌다. 이러한 결과는 수지성분의 함량차이에 따른 결과다.

침향나무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보호국제협약(CITES)에 속해 있다. 따라서 천연침향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현재 시장에 유통되는 침향은 대부분 동남아시아 인공재배 침향나무에서 나온 것이다. 엄밀히 따져보면 인조침향이지만 동일한 수지성분이기 때문에 천연침향의 대체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향이 강한 약재들은 보통 ‘향(香)’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대표적인 약재로는 침향(枕香)을 포함해 사향(麝香), 자단향(紫檀香), 목단향(木壇香), 안식향(安息香), 소합향(蘇合香) 등이 있다. 이들 약재는 모두 소량처방되는 것이 특징이다.

향이 강한 약재가 효능을 나타내는 것은 후각신경을 통해 뇌 변연계에 영향을 주고 감정을 조절하며 호르몬조절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각성작용이나 머리를 맑게 하는 효과도 있다. 또 특정 성분에 따라서 소화액분비, 혈액순환촉진 등 다양한 효과를 낸다.

하지만 최근 동남아에서 수입된 침향이 상업적으로 유통되고 있어 문제다. 더군다나 건강식품으로 만들어진 공진단에 포함되면서 보약처럼도 여기는 것도 문제다.

공진단의 원방에는 원래 사향이 들어간다. 사향은 기운을 소통시키기 위한 목적이다. 과거 사향이 귀해 구하지 못한 경우 목향이나 침향으로 대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침향은 사향과 마찬가지로 보하는 효과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운소통’이 목적이다. 즉 침향은 보약이 아니다.

한의서에는 오히려 침향의 금기증으로 기가 너무 허한 경우는 꺼려야 한다고 했다. 또 맛이 맵고 기운이 따뜻하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열이 많은 사람은 복용을 금했다.

만약 기운이 너무 없는 경우 침향을 복용하면 오히려 기를 흩트려 기운이 더 빠지게 한다. 특히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다른 재료와 함께 소량복용하는 경우 부작용이 적지만 만약 침향만을 가루로 먹거나 환으로 빚어 먹는 경우는 각별히 주의해야한다. 체질과 증상에 맞더라도 한꺼번에 고용량을 복용하면 두통이나 위장장애, 복통, 설사가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한 번에 소량복용하고 장기복용은 피하며 일정 기간 복용 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이 좋다.

최근 많은 한약재가 건강식품에 들어가면서 무분별하게 섭취되고 있어 문제다. 또 상업적으로 무작정 효능만을 강조하는 마케팅 때문에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물에 가라앉는다는 침향을 너무 욕심내서 복용한다면 자신의 건강까지 가라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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