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름진 음식의 무서운 유혹…급성 췌장염까지?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기름진 음식의 무서운 유혹…급성 췌장염까지?
  • 김태영 대구 죽전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0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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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김태영 대구동물병원(동물메디컬센터) 죽전 내과원장

대다수 사람은 기름진 음식을 맛있어한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기름진 음식이 많다. 치즈가 듬뿍 올라간 피자, 노릇노릇 구워진 삼겹살, 바삭한 치킨에 족발까지. 생각만 해도 침이 고이고 기분이 좋아진다. 

반려견도 기름진 음식을 무척 좋아한다. 이런 음식을 먹을 때 사랑하는 반려견이 옆에서 애원하듯 간절한 눈빛을 보낸다면 저항하기 힘들 수 있다. 이거 한 번쯤 소량 먹는다고 다치는 건 아니겠지? 하고 주게 되면 문제가 생기기 쉽다. 자칫 급성췌장염이라고 불리는 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매우 끔찍하고 심지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췌장염은 반려견들, 특히 비만한 소형견종 사이에서 매우 흔한 문제다. 그렇다면 췌장염이란 무엇일까? 췌장은 두 가지의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호르몬생성 및 분비의 기능이다. 특히 혈당수치를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생성·분비한다. 둘째 음식의 적절한 소화에 필수적인 소화효소를 만든다. 이는 식후에 소장으로 분비한다.

췌장염이란 소장으로 흘러들어 가는 소화효소의 분비기관인 췌장에 생기는 염증이다. 췌장염은 왜 발생할까? 고지방·고단백 식이, 비만 또는 고지질혈증, 음식 알레르기나 상한 음식물 섭취, 약물 복용 등으로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원인 중 반려견에서 가장 큰 것을 차지하는 것은 섭취하는 음식의 문제다. 반려견이 음식을 먹을 때마다 뇌와 소화 시스템을 연결하는 신경이 췌장 분비선세포가 소화효소를 배출하게 하는 일련의 호르몬변화를 유발한다. 이때 음식 내의 지나친 지방은 식단에서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시스템과부하를 초래하고 췌장의 소화효소를 생산·저장하는 세포인 분비선세포를 과도하게 자극한다. 이는 급성 췌장염으로 이어진다. 

췌장염은 분비 세포들이 너무 많이 자극되어 소화효소를 소장으로 가는 관이 아닌 주변 조직으로 분비할 때 발생할 수 있다. 소화효소는 일단 활성화가 되면 물질들을 분해하는 작업을 시작한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소장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소화효소는 음식을 소화기관에서 흡수할 수 있는 작은 입자로 분해한다. 

하지만 췌장에서 활성화되면 소화효소가 췌장조직 자체를 분해하기 시작해 조직을 죽게 하고 췌장주변조직을 손상시킨다. 이런 이유로 급성췌장염이 일어나면 아주 극심한 복통이 생기게 된다. 

급성 췌장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구토와 음식거부다. 잘 지내다가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고 탈수, 쇠약, 구토, 설사, 발열 등 증상을 보인다면 급성췌장염일 가능성이 높다. 심각한 경우 간, 폐를 포함한 신체의 많은 장기가 손상되기도 한다. 혈관이나 담즙관의 손상도 발생하게 되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췌장염은 심한 통증과 위장관증상을 포함해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절한 입원 치료가 필수적이다. 또 치료는 적극적이고 빨리 시작해야 한다. 

입원치료와 퇴원 후에도 규칙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해 췌장의 상태와 후유증에 대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관리해야 한다. 평소 고지방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반려동물은 식습관개선을 통해 췌장염, 장염 등 소화기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급작스럽게 반려동물이 설사 및 복통을 호소한다면 빨리 동물병원에 내원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췌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반려동물이 비만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 기름기가 많은 사람이 섭취하는 음식은 절대 주지 말아야 한다. 췌장염에 취약한 중년령의 슈나우저나 요크셔테리어의 보호자는 좀 더 주의 깊게 반려동물의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급성췌장염은 발생하면 증세가 심하고 무서운 합병증에 사망에까지 이를 수도 있는 질환이지만 관심을 가진다면 충분히 예방과 관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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