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거위울음소리 내는 강아지가 있다?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거위울음소리 내는 강아지가 있다?
  • 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1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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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 하남 파크동물병원 대표원장

정상적인 강아지가 거위울음소리를 낸다면 해외토픽에 나올만한 뉴스가 될 것이다. 그런데 나의 반려견이 어느 때부터 갑자기 거위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경우가 실제로 있을 수 있다. 기관허탈이 발병할 때 이러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번 시간에는 강아지 호흡기질환 중 하나로 주위에서 생각보다 많이 볼 수 있는 기관허탈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기관(Trachea)은 후두와 기관지 사이를 연결하는 기도다. 호흡할 때 공기가 이동하는 통로 역할을 한다. 연골과 근육으로 이루어진다. 정상적인 상태일 때는 단면이 원형인 구조로 되어있다. 기관허탈은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원인에 의해 정상적인 기관의 구조가 무너져서 기관 단면의 모양이 납작해지는 질병을 말한다. 공기의 이동통로가 무너지는 질병이므로 호흡곤란을 유발하게 되고 증상이 악화하면 사망하게 된다.

요크셔테리어는 유전적인 소인이 있어서 기관허탈 발병률이 타 견종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시추, 페키니즈, 퍼그, 치와와 등 단두종 강아지는 선천적으로 코에서 기관 사이의 통로가 일반 견종에 비해 좁고 납작하게 눌렸으며 연구개가 늘어져서 공기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이러한 구조는 나이가 들면서 만성호흡곤란, 기관의 피로가 쌓이면서 기관허탈을 유발할 수 있다.

후천적인 원인으로는 만성적인 기관지염, 이유를 알지 못하는 기관구조의 변화, 그리고 비만이 있다. 담배연기 또는 미세먼지와 같은 자극성 입자들이 많은 환경에 살거나, 감염으로 기관지염이 생겼는데 치료가 늦어지면 기관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비만한 강아지는 목 주위의 근육과 지방조직이 기관주위를 압박하게 되어 기관허탈을 앓을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기관허탈의 증상으로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것은 거위울음소리다. 강아지가 음식을 먹은 후 켁켁거리다가 또는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해 흥분하면서 건성의 기침소리인 거위울음소리를 내는 경우 거의 기관허탈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에도 숨쉬기가 힘들어 노력성호흡을 하는 경우, 이로 인해 청색증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기관허탈이 감별진단 리스트에 들어간다. 이러한 증상으로 동물병원에 내원하면 문진을 통해 히스토리를 파악하고 임상증상을 확인한 후,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기관허탈을 진단하게 된다. 

기관허탈은 완치가 불가능한 질환으로 1기에서 4기까지의 단계가 있다. 진단받은 강아지의 기수가 높지 않은 경우에는 우선 기관지확장제, 기침억제제 등 약물로 치료한다. 평생 투약을 해야 하는데 일정 기간 투약 후에는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어지고 증상이 심해지기 시작한다. 이때는 수술적으로 교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기관스텐트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스텐트시술로 증상을 완화하며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으나, 그로 인한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수의사와 충분히 상담해 스텐트를 장착할지 결정해야 한다.

기관허탈 치료 중인 강아지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체중관리가 가장 중요하다.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한 운동을 시킬 경우 증상이 심해질 수 있어 가벼운 산책과 체중감소용 처방식을 활용해 적절한 체중을 유지시켜야한다. 또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하며 흥분하지 않도록 배려하면 기관허탈이 있는 강아지가 최대한 삶의 질을 유지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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