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무향화장품 vs 무향료화장품…소비자 유혹하는 ‘화장품향’의 비밀
[닥터 한의 화장품 파헤치기] 무향화장품 vs 무향료화장품…소비자 유혹하는 ‘화장품향’의 비밀
  •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fk0824@hanmail.net)
  • 승인 2019.01.11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한정선 향장학 박사(아시아의료미용교육협회 부회장)

일반적으로 사람들의 화장품 구매욕을 일으키는 첫 번째 단계는 화장품용기의 모양과 향이라고 한다. 필자 역시 처음 접하는 화장품을 테스트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제품을 손등에 발라본 후 이내 코끝으로 가져가 향을 확인하곤 한다.

화장품의 성분이 제아무리 뛰어나고 용기가 고급스럽다고 해도 후각을 통해 뇌까지 전달되는 감성, 즉 향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화장품업계도 천연향료(Natural Perfume) 및 합성항료(Synthetic Perfume)를 연구 개발하는 ‘조향사(Perfumer)’라는 전문가까지 영입해 소비자요구를 만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화장품에서 차지하는 향의 함량은 제품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데 일반적으로 크림이나 에멀전, 립스틱, 아이메이크업제품에는 대략 0.05~0.5%, 헤어제품의 경우 0.3~1.0%, 비누는 1.0~1.5%, 치약은 0.7~1.2% 정도다.

단순히 위에 표시된 함량만 보면 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건강에 이로울 것이 없는 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화장품의 향은 대부분 천연향이나 합성향에 다른 향을 섞어 사용하는데 안정성과 안전성을 고려해 화장품의 목적에 맞게 제조돼야한다.

그런데 100% 천연향이 아니라면 제아무리 향기로워도 화장품에 함유된 화학성분이 체내로 들어오는 순간 잠깐 기분은 좋겠지만 육체에는 해로울 수밖에 없다. 설령 천연향료로만 배합된 화장품이 있다고 해도 향을 내는 모든 성분에는 ‘방향’이라는 고유의 성질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덜 자극적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이 때문에 화장품회사들은 ‘무향(無香)’화장품임을 내세워 덜 자극적이라고 홍보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한다. 하지만 무향화장품은 한자 그대로 화장품에 향이 없을 뿐 향을 내는 성분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다시 말하자면 무향화장품에는 화장품에 포함된 화학성분 특유의 냄새를 제거하기 위한 또 다른 화학성분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할까? 바로 ‘무향료(無香料)’화장품을 사용하면 된다. 이들 제품은 말 그대로 향을 내는 향료 자체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의미로 적어도 아토피나 민감피부인 사람들이 합성향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이다.

우리 몸의 반응 중 ‘순응현상(지속적인 자극을 받다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충격빈도가 감소하는 것)’이라는 것이 있다. 이 현상은 같은 냄새를 계속 맡으면 감각이 둔해지는 후각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즉 코를 행복하게 만드는 향이 함유된 화장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보다 자극적인 향을 찾게 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우리 몸이 불필요한 향으로 오염될 수 있다. 앞으로 내 피부에 불필요한 것들은 한치의 의심이나 미련도 없이 과감히 포기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