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긁고 핥고 깨물고 비비고…아토피에 ‘강아지는 괴로워’
[반려동물 건강이야기]긁고 핥고 깨물고 비비고…아토피에 ‘강아지는 괴로워’
  •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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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김성언 부산동물병원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누구나 모기에 물린 후 가려워서 밤잠을 설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차라리 아픈 게 낫다 싶을 정도로 견디기 힘든 가려움. 이보다 몇 수 위의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있으니 바로 아토피 피부염(이하 아토피)이다. 아토피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상 피부가 망가질 정도로 긁기 마련이다. 강아지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간에는 동물병원에서 꽤 흔하게 접하는 강아지 아토피에 관해 알아보겠다.

강아지 아토피는 자가면역성(알레르기) 피부질환이다. 특정 물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지나치게 보이는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식이다. 사료와 간식에 함유된 방부제 등 화학첨가물이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먼지(요즘 골칫거리인 미세먼지 포함), 곰팡이, 매연 등도 아토피를 유발한다. 유전적으로 아토피피부염에 잘 걸리는 품종이 있다. 시추, 몰티즈, 푸들, 비숑 프리제, 프렌치 불도그, 리트리버, 웨스트 하이랜드 화이트 테리어 등이다.

상기에 언급했듯 아토피는 극심한 가려움증을 일으킨다. 환자는 주로 눈과 입 주변, 배, 겨드랑이, 귀, 항문 주변, 서혜부, 다리(발, 발가락)를 가려워한다. 그래서 해당부위를 벅벅 긁고 핥거나 비비며 심지어 깨물기까지 한다. 이 때문에 피부에 상처가 나서 감염으로 다른 피부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 되는 것이다. 이외의 증상으로는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 여드름, 악취발생 그리고 탈모가 있다. 해당 부위를 자꾸 핥아서 피부와 털의 색이 변하기도 한다.

강아지 아토피로 동물병원을 찾으면 우선 약물치료를 적용한다. 주로 면역억제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으로 가려움증을 줄인다. 감염을 막기 위해 항생제도 복용해야 한다. 이후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칙은 다음과 같다. ▲수의사와 상담해 저(低)알레르기성 사료를 급여한다. ▲유산균, 항산화제, 피부장벽 개선제도 제공한다. ▲집먼지진드기 번식을 막기 위해 침구류와 카펫을 자주 청소한다. ▲환자가 자주 사용하는 물건(장난감, 쿠션 등)을 자주 세척하고 소독하는 것도 중요하다. ▲먼지에 노출되지 않도록 환기를 자주 시켜준다. 공기청정기 사용도 좋다. ▲습도는 항상 50~60%로 유지한다.

벼룩, 진드기 때문에 피부면역이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외부기생충 예방도 철저히 해야한다. 목욕을 시켜줄 때는 약용(저알레르기성, 지루용해성) 샴푸를 사용하며 마사지도 함께해준다. 목욕이 끝나면 털을 물기가 없도록 꼼꼼히 말린다. 이후 보습제를 발라 피부가 건조하지 않도록 한다. 

아토피는 한번 걸리면 평생 완치되지 않는다. 단 보호자가 위에 소개한 방법으로 꾸준히 관리하면 상당히 호전된다. 증상이 영 나아지지 않거나 만성이라면 수의사가 추천하는 최신 아토피 치료제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수의사에게 동물의 상태에 맞는 사료, 보습제, 영양제 등을 세팅해 달라고 요청해도 좋다. 강아지 삶의 질을 뚝 떨어뜨리는 아토피, 수의사와 합심해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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