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춥고 건조해지면서 인플루엔자가 유행이다. 사람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24시간 이내에 38℃ 이상의 갑작스러운 고열이 나타난다. 또 근육통, 두통 및 피로의 전신 증상과 인후통, 기침 등의 호흡기증상이 나타난다.
사람과 함께 생활하며 가족 구성원으로 사랑받는 개도 사람으로부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염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2015년 Journal of General Virology에 발표된 ‘Canine susceptibility to human influenza viruses’에 의하면 인플루엔자 A형인 H3N2와 H1N1이 개를 감염시켰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B형은 개에게 감염을 일으키지 않았다.
비록 실험결과이긴 하지만 가능성이 100% 없다고 할 순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인플루엔자 A에 감염되었다면 당분간 개와 거리를 두는 것이 안전하다. 개와 사람이 더 밀접한 생활공간을 공유하면서 바이러스 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변이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는 원헬스 관점의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말에서 유래된 H3N8 바이러스이고 다른 하나는 새에서 유래한 H3N2 바이러스다. 개 인플루엔자 H3N2 바이러스는 앞서 말한 사람 인플루엔자 A형(H3N2)과 다르다. 그리고 개 인플루엔자 H3N2 바이러스가 사람에 감염되었다는 보고는 현재까지 없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주로 개 인플루엔자 H3N2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으며 고양이도 감염이 가능하다. 이 H3N2 바이러스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서 유래한 것이다. 실제로 2006년 우나라에서 폐사한 닭을 먹은 개가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보고됐다. 개 인플루엔자에 노출된 모든 개는 대부분 감염되며 약 80%가 임상증상을 나타낸다. 개 인플루엔자 감염은 연중 발생할 수 있다. H3N2에 감염된 개는 감염 후 2일에서 8일 사이에 호흡기 증상을 보일 수 있으며 잠복기에 전염성이 가장 높다.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침, 짖기 및 재채기의 호흡기 분비물이 포함된 에어로졸 등으로 전염된다. 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개가 사용한 물건(사육장, 음식이나 물을 담는 그릇, 목걸이, 가죽끈) 혹은 감염된 개와 접촉한 사람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감염된 개와 접촉한 개를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개를 바이러스에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또 감염된 개와 접촉한 사람은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손을 씻고 옷을 세탁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표면에서 최대 48시간 동안, 의류에서는 24시간 동안, 손에서는 12시간 동안 생존(감염 가능)할 수 있다. 바이러스의 전염을 막기 위해 H3N2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개는 4주간 격리해야 한다.
개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면 기침, 콧물, 고열 및 식욕 저하가 일어난다. 대부분 2~3주 이내에 회복되지만 2차 세균감염에 의한 폐렴으로도 사망할 수도 있다. 개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개의 사망률은 23%다.
모든 개에게 권장되지는 않지만 인플루엔자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H3N2 개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 예방접종이 모든 감염원을 예방할 수는 없지만 임상증상의 정도를 완화하고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깨끗한 생활환경에서 적절한 수분과 영양 공급, 그리고 운동(놀이, 산책)을 통해 면역저하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 만일 인플루엔자 감염 의심 증상이 보인다면 반드시 수의사와 상의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