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흔한 ‘수족냉증’ 알고보면 중요한 시그널
[한동하 원장의 웰빙의 역설] 흔한 ‘수족냉증’ 알고보면 중요한 시그널
  •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ㅣ정리·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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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겨울이 되면서 수족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평소에도 손발이 차가웠기 때문에 대부분 내버려두지만 어느날 급격히 손발이 차가워졌다면 주의해야한다. 수족냉증은 자칫 손발을 잃기 전 나타나는 우리 몸의 신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족냉증은 누구나 경험하는 일반적인 증상이다. 대부분 생리적인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손발이 차갑다고 해서 병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간혹 중증질환의 주요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내버려두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한의학에서도 심각한 수족냉증을 ‘수족궐냉(手足厥冷)’이라고 해서 치료대상으로 삼았다. 궐냉(厥冷)은 심한 냉증을 말한다. 따라서 단순하게 체질로 여기면 안 된다.

이와 관련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레이노병, 버거씨병, 동맥경화증 등이 있다. 레이노병은 차가운 물에 손을 넣으면 동맥혈관이 지나치게 수축돼서 손가락이 창백해졌다가 차가운 자극이 없어지면 푸르스름해지고 갑자기 충혈되면서 발적과 통증이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증상이 심해지면 손가락이나 발가락에 궤양이 생기거나 괴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레이노병은 자체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류마티즘이나 루프스와 같은 특정 자가면역질환의 일부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병이란 단어 대신 레이노현상이라고 부른다. 레이노(Raynaud)는 1862년에 해당 질환을 처음으로 보고한 프랑스 의사의 이름이다.

레이노병은 자가면역질환과 관련되어 있는 염증성질환이기 때문에 손발이 차다고 무턱대고 인삼이나 홍삼, 생강, 계피 등 열성(熱性) 약초·식품복용은 피해야한다. 자칫 기운을 보하고 열내는 식품들은 레이노현상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수족냉증을 유발하는 또 다른 심각한 질환으로 버거씨병이 있다. 버거(Buerger)도 의사 이름에 한자어 씨(氏)자가 붙은 것이다. 그냥 버거병이라고도 한다.

이 병은 말초동맥이 좁아지거나 폐색이 되면서 손발로 가는 혈류순환이 차단되기 때문에 손발이 차가워지고 파래진다. 걷다가 갑자기 장단지에 통증이 나타나 주저앉는 특징이 있다.

동맥혈관이 완전 폐색되면 손가락·발가락에 상처가 헐면서 급격히 괴사가 일어난다. 치료해도 결국 절단하는 경우도 많다. 버거씨병도 무작정 몸을 따뜻하게 하는 식품을 먹는다고 좋아지지 않는다. 만약 흡연 중이라면 반드시 금연해야한다.

레이노병이나 버거씨병은 거머리요법이 효과적이다. 거머리요법은 살아있는 거머리를 물려서 치료하는 생물요법으로 미세혈관을 재생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소염진통작용, 조직재생효과를 나타낸다. 가벼운 경우에는 썩어가는 조직도 되살릴 수 있다.

많이하는 오해 중 하나가 거머리요법이 ‘죽은 피’를 빨아 먹어서 효과를 낸다고 알고 있지만 우리 몸에 죽은 피는 없다. 그렇다고 출혈이 목적도 아니다. 거머리요법의 효과는 거머리가 피를 빠는 동안 침샘에서 분비되는 60여 가지의 생리활성물질에 의한 효과다. 대표적인 물질이 바로 히루딘이다.

동맥경화증과 당뇨병도 손발을 차갑게 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만약 이들 질환에 의해서 수족냉증이 유발됐다면 이미 심각하게 수축·악화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혈관이 좁아져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이미 70% 이상 막혀있다고 보면 된다. 손발조직이 괴사되는 경우 해당 부위를 절단하기도 한다.

손발이 차가운 증상을 무작정 체질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특히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거나 혹은 서서히 악화되는 경우, 그리고 일상적 생활이 불편한 경우는 반드시 원인질환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수족냉증으로 소중한 팔다리를 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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