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잡는 대사항암제, 국가사업으로 이어져야”
“암세포만 잡는 대사항암제, 국가사업으로 이어져야”
  • 유대형 기자 (ubig23@k-health.com)
  • 승인 2019.01.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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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용배 하임바이오 연구소장

현재 세계 의학·제약바이오업계는 암세포만 굶겨 죽이는 ‘대사항암제’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사항암제는 화학·표적·면역 등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개선하고 획기적으로 효능을 끌어올려 항암제시장판도를 바꿀 치료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대사항암제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기업 ‘하임바이오’다. 대사항암제 개발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하임바이오의 김용배 연구소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용배 소장은 “하임바이오 대사항암제는 난치성재발암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다”며 “폐암, 췌장암, 난소암, 뇌암 등 11종에서 예방·치료에 효과적인 약학적 조성물특허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4세대 항암제 ‘대사항암제’란.

1세대 화학항암제는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부작용이 있고 2세대 표적항암제는 내성문제가 최대약점으로 지적됐다. 안정적으로 평가받는 3세대 면역항암제는 면역교란, 과다진행 등 부작용이 지적돼 암세포만을 굶겨 죽이는 4세대 대사항암제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대사항암제란 암세포가 기본 대사과정인 성장, 노화, 사멸을 거친다는 점을 고려해 암의 대사과정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사물질을 차단, 암세포를 굶겨 죽이는 치료제다. 대사항암제는 모든 악성종양이 갖는 대사특성에 적용돼 정상세포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과정만 억제한다. 따라서 대부분 암종에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대사항암제가 어느 암종에서 효과적인지 관심을 끌고 있다. 학계에서는 암별로 대사경로가 달라 아직까지 모든 암에 효과적인 것은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만 이는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현재 전이성췌장암에 미토콘드리아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가 개발 중이며 수년 안에 승인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대사항암제 관련 경쟁이 치열하다.

국내외기업들이 대사항암제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는 대사항암제가 기존 항암제단점을 대폭 개선, 효능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사항암제는 최근 몇몇 암종에서 상용화가 가시화되며 기대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하임바이오가 ‘NYH817100’ 대사항암제를 개발 중이다. 현재는 개발된 2가지 단일제의 복합제로서 제형가능성을 연구하고 있으며 여기에 각 물질을 안정화하는 방법과 약효지속성을 높이기 위한 화학적 접근법을 연구 중이다.

하임바이오 대사항암제는 난치성재발암의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항암제로 주목받고 있으며 뇌암치료 관련 핵심기술은 영국 옥스퍼드대 발행 신경종양학회지 '뉴로온콜로지'에 실리기도 했다. 폐암치료용 약제학적조성물이 미국·일본·유럽특허를 받으며 눈길을 끌고 있다.

하임바이오 4세대 대사항암제는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고 기존 독성제제와 항체제제간 시너지효과를 가진 ‘플랫폼기술’이다.

- 항암제개발 관련 세계동향이 궁금하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신약개발업체에 대한 VC투자액은 2016년 55억달러에서 2017년 78억달러로 증가했다. 이는 최근 10년(2008년∼2017년)간 최대 투자규모다.

12개 질환 중 종양치료를 위한 항암제개발에 전체투자액의 37%인 29.2억달러(약 3.3조원)가 들어갔다. 항암제분야는 2008년 이후 매년 12개 질환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고 있으며 2017년에는 113개 항암제개발전문기업이 29억달러를 투자받았다.

항암제 및 대사질환치료제 개발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신약R&D에 ‘집중투자’하는 분위기다.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만드는 종양을 표적으로 삼아 치료하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의학자들은 그중에서도 ‘대사보편성’을 표적으로 삼는 대사항암제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 암치료제로 면역항암제가 주목받았는데.

면역항암제는 암치료제시장에서 큰 변화를 일으켰다. 실제로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은 면역항암제의 원리를 밝혀낸 미국의 제임스 P.앨리슨 교수와 일본의 혼조 다스쿠 교수가 받았다.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기존항암제와는 달리 면역체계를 활성화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도록 돕는 것이 면역항암제다. 부작용이 적고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들에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여겨졌다. 하지만 꿈의 신약도 한계가 있었다.

기대받았던 면역항암제 초반과 달리 최근에는 부작용이 지적받고 있다. 이상반응이 서서히 나타났고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암종이 많다. 실제로 한 통계결과에 따르면 면역항암제는 전체암환자 50~70%에서 치료효과가 없었고 일부에서는 재발이 나타났다.

유럽 제네바암학회에서는 단일항암제에 대한 적용증확대 결과발표, 부작용 개선방향, 항암제 효율증대 등이 주로 다뤄졌다.

- 이번 유럽 제네바암학회(ESMO)에 참가했다고 들었다. 소감은?

전반적으로 학회내용은 단일항암제에 대한 적용증확대 결과발표, 부작용 개선방향, 항암제 효율증대로 나눌 수 있다.

그중 항암제 효율증대 방법은 ▲새로운 항원발굴 ▲T세포 활성화 ▲면역억제요소 제어 ▲기존항암제의 병합처리 ▲새로운 생체지표발굴 등이 있다. 면역항암제 효능에 대한 부정적이지만 항암시장은 축소되기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장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이에 여러 극복방안을 위한 연구가 수행되고 있으며 결국 임상단계는 기존 약의 병합이 주요 흐름이다. 면역체계와 관련된 약이 많기 때문에 병합제를 이용한 경우의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이것이 시장크기를 키우고 있다.

- 기존 약의 병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올해 종양학계에서는 기존항암제를 조합해 사용하는 항암제 간 ‘재조합전략’이 눈길을 끌었다. 항암제 간 재조합전략에는 3세대 항암제 ‘면역항암제’를 포함한 병용요법이 주축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 면역항암제의 등장과 함께 제품개발에만 집중했다면 올해는 기존에 존재하는 다른 계열의 항암제와 병용요법을 통해 단일요법보다 큰 효과를 노리고 있다.

면역항암제 병용요법이 화두인 이유로는 면역항암제 단독사용은 반응률과 무진행생존율이 세포독성항암제보다 낮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전의 치료제와 병합할 때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세포독성항암제와 비교해 독성이 더 적은 것도 이유다.

- 재조합은 어떤 방법으로 이뤄지는가.

대표적인 조합으로는 ▲면역항암제-세포 독성 항암제 ▲면역항암제-면역항암제 ▲면역항암제-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세포 독성 항암제-표적항암제 등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기본적으로 수십가지 암종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각각의 암에 최적의 효과를 기대하기는 무리다. 또 암세포진화속도를 신약개발속도가 못 따라가기 때문에 병용요법이 새로운 치료방법으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이러한 기존 항암제와 관련된 다양한 상황으로 인해 4세대 대사항암제 개발을 세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김용배 소장은 “현재 앞두고 있는 임상 1상 성공 시 하임바이오는 국내 토종기업의 ‘제4세대 암치료 원천기술 보유가능성’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 하임바이오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하임바이오가 확보한 4세대 대사항암제는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고 기존 독성제제와 항체제제 간 상호작용이 항암시너지효과를 갖고 있는 ‘플랫폼기술’이다. 따라서 여러 응용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사업전략은 초기 대사항암제시장 우선권을 쥐는 것과 동시에 ▲화학·표적·면역항암제와의 병합 ▲인공지능·NGS기술 기반 개인별 맞춤신약개발 ▲나노기술들의 응용으로 약물전달과 지속성을 증대시킨 대사항암제 유도체개발 등 2트랙 이상으로 갈 생각이다.

- 임상 1상을 앞두고 이후 방향은.

면역항암제가 등장한 후 암이 정복가능한 질병으로 자리잡았지만 여전히 선진국에서는 암이 전체 사망원인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대사항암제뿐 아니라 유전체기반 항암제, 나노항암제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는 등 4세대 항암제를 둘러싼 주도권경쟁은 치열하다.

하임바이오는 이미 국립암센터와 연세대세브란스병원 등과 손잡고 대사항암제 신약출시를 목표로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 관련 기술 특허를 얻었다. 추가로 신장암, 간암, 전립선암, 흑색종, 대장암, 폐암, 췌장암, 난소암, 유방암, 위암, 뇌암 등 11종에서 예방·치료에 효과적인 약학적 조성물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앞두고 있는 임상 1상 성공 시 하임바이오는 국내 토종기업의 ‘제4세대 암치료 원천기술 보유가능성’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를 기점으로 하임바이오는 임상 2상부터 정부의 보호와 참여를 유도해 국가기술사업 확대로 중점을 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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