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소화불량 일으키는 ‘외분비 췌장부전’
고양이 소화불량 일으키는 ‘외분비 췌장부전’
  •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14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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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이진수 이진수동물병원 원장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샘과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샘으로 이뤄졌다. 특히 췌장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분비샘은 소화효소를 분비해 음식물소화에 관여한다. 물론 침과 위에서도 일부 소화효소가 분비되지만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가 소화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만일 외분비 췌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소화효소가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외분비 췌장부전이 발생하는데, 보통 외분비 췌장 기능이 90% 정도 떨어질 때부터 증상이 나타난다. 

소화효소가 부적절하게 분비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소화기능을 담당하는 소화효소의 부족으로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아 장에서 영양분이 흡수되지 않는다. 따라서 밥을 먹었지만 항상 배고픈 상태가 되고 결과적으로 식욕은 있지만 체중이 감소하고 무른 변을 보게 된다. 특히 체중감소가 특징적인 모습이다.

고양이 외분비 췌장부전의 원인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보통 만성췌장염의 결과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췌장 염증이 장기화되는 경우 췌장의 기능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또 외분비 췌장부전으로 진단된 일부 고양이 중에 당뇨나 염증성 창자병도 같이 가진 아이도 있으니 진단 시 함께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고양이 외분비 췌장부전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효소의 결핍을 증명하여 진단한다. 이때 사용되는 검사가 바로 ‘트립신유사 면역활성’ 검사법이다. 고양이 외분비 췌장부전은 개에 비해 흔치 않은 질환이지만 1990년대 후반 들어 이러한 검사가 도입됨으로써 그 이전에 비해 고양이에서 외분비 췌장부전으로 진단되는 개체수가 늘고 있다.

또 2018년 11월 5일자 칼럼에서 다뤘던 것처럼 외분비 췌장부전이 있는 고양이는 대부분 혈액 중에 코발라민 농도가 낮게 확인된다. 이는 코발라민 흡수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내부인자를 만드는 췌장의 기능이 떨어져 장에서 코발라민이 흡수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분비 췌장부전이 의심되는 고양이에는 반드시 코발라민 농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어렵지 않다. 소화효소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소화효소를 매일 밥과 함께 투약하면 된다. 단 한번 기능이 떨어진 외분비 췌장은 정상적으로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평생 소화효소를 투약 받아야 한다. 또 위에서 언급한 코발라민 농도가 낮은 경우 코발라민을 주사나 먹는 약으로 꾸준히 투약해야 한다.

식욕은 왕성한데 체중이 감소하고 변이 무른 고양이가 있다면 외분비 췌장부전을 의심해봐야 한다. 단 이러한 증상은 이전 칼럼(2018년 5월 21일)에서도 다룬 것처럼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과 상당히 유사하다. 따라서 7살 이상의 고양이라면 반드시 감별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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