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구석에 숨어 벌벌 떠는 강아지, 혹시 디스크?
[반려동물 건강이야기] 구석에 숨어 벌벌 떠는 강아지, 혹시 디스크?
  •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ㅣ정리·양미정 기자 (certain0314@k-health.com)
  • 승인 2019.01.15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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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장봉환 굿모닝펫동물병원&유치원 대표원장

“우리 집 강아지가 요즘 구석에 숨어 벌벌 떨어요. 평소엔 명랑함을 주체하지 못하는데 겨울이라 감기에 걸린 것일까요? 안쓰러워 안아주려 하니 싫어하면서 깨갱거리기까지 하네요”

이 강아지는 디스크에 시달리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끔찍한 통증 때문에 괴로워하는 것이다. 네 발로 걷는 강아지는 디스크에 안 걸린다는데 무슨 소리냐고? 강아지도 사람처럼 디스크에 걸리기 쉽다. 특히 다리가 짧고 허리가 긴 품종이 디스크에 잘 걸린다. 닥스훈트나 웰시코기 등을 들 수 있다. 노령, 비만, 갑작스러운 충격(낙상, 교통사고 등)으로도 디스크가 발현할 수 있다. 오늘은 강아지 디스크에 관해 알아보자.

강아지 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IVDD(Inter Vertebral Disc Disease;추간판 탈출증)다. 추간판은 척추뼈 마디 사이에서 쿠션처럼 완충작용을 한다. 또 척추가 잘 구부러지도록 자세를 바꾸는 데 도움을 준다. 추간판이 변성되거나 제자리를 벗어나면 척수신경을 압박하여 상당한 통증을 일으킨다. 이게 바로 디스크다. 디스크는 목, 등, 허리 등 추간판이 있는 어느 부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발생위치와 심각성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상기에 언급한 증상 외에 ▲활동성이 떨어지거나 ▲목 통증 때문에 머리 돌리기를 꺼리고 식사를 거르며 ▲등을 구부리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기도 한다. 이는 디스크 때문에 생긴 마비로 항문괄약근과 방광의 기능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서다. 이 경우 요독증이 생겨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다리가 마비될 수도 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주저앉고 다리를 절거나 끈다. 다리 감각이 전혀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면 48시간 이내에 응급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시기를 놓치면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몰릴 수 있다.

동물병원에서는 디스크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혈액 검사 및 MRI 촬영을 한다. 수의사가 판단하여 약물로 치료할지 수술할지 결정한다. 발병 초기거나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진통제나 소염제로 치료한다. 이때 다양한 보존적 치료를 병행한다. 레이저나 수중러닝머신 또는 침을 이용해 치료한다.

증상 진행이 빠르거나 마비 정도가 심하면 수술을 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추간판을 제거해 척수신경 압박을 풀어주는 수술이다. 이 수술은 꼭 수의사의 숙련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술 후 회복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아무래도 빠른 진단과 수술이 이루어지면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디스크 역시 치료보단 예방으로 대처하는 게 최선이다. ▲강아지가 침대나 소파에 자주 오르내리지 않도록 하며 ▲산책 시 목줄보다는 가슴줄을 착용하고 ▲비만하지 않도록 간식을 제한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해주면 디스크 예방에 효과적이다. 

강아지도 척추가 건강해야 활기 넘치는 삶을 누릴 수 있다. 이를 위해 강아지가 디스크를 피하거나 조기에 진단·치료받을 수 있도록 세심히 신경 써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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